미국발 삭풍에 1800선 근처까지 추락했던 주식시장이 막판 기사회생했다. 다만 120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딛고 올라서는데는 실패했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1.23P(1.12%) 떨어진 1872.24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에 신용경색 우려가 되살아나며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에 가뜩이나 위축된 투자심리가 한층 더 악화됐다.

전날 두달여만에 1900선을 하향 이탈한 지수는 1853P로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1877P)마저 하회하며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미끌어지며 1819포인트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아시아 증시가 속속 반등하는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점차 줄여나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무려 7108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연속 순매도 일수를 9일로 늘렸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3716억원과 31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2640억원 매수 우위였다.

철강과 비금속광물, 증권, 운수창고 등이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은행과 전기가스, 건설 등은 큰 폭으로 밀려났다.

삼성전자현대중공업, 한국전력, SK텔레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부진을 기록했다. POSCO가 마감 직전 오름세로 돌아섰고, SK에너지두산중공업, 신세계, KT 등도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현대증권이 7% 이상 급등하고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교보증권 등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증권주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한 한국석유가 상한가로 직행했고, 영원무역도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낙폭이 과하다는 지적에 금호산업은 닷새 만에 반등했다.

반면 중기대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될 것이란 소식에 국민은행이 4.5% 하락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신한지주,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주들이 줄줄이 밀려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 수는 상한가 16개를 비롯, 263개였고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개를 포함해 532개였다.

한편 이날 日 닛케이지수는 막판 극적으로 반등해 1% 넘게 올랐고, 대만 가권지수도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강세를 시현 중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