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롯데는 이달 초 소비자의 반응을 입점 업체 선정에 반영하는 '챌린지숍'의 문을 열었고 피혁(가죽) 의류 브랜드의 입점 수수료를 3%포인트 인하했다.

또 매출 확대를 위해 당초 없애기로 했던 겨울 정기세일을 그대로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가 올 들어 10월 말까지 지방 점포의 부진으로 인해 기존점포 매출이 작년 수준에 못 미치자 '실적 개선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새로운 시도 잇따라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도를 분석,입점 업체 결정에 가점을 제공하는 '챌린지숍'을 본점 6층에 운영하고 있다.

챌린지숍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아 상설 입점 브랜드를 가려내기 위해 여러 개의 브랜드를 1~2주 단위로 단기 입점시키는 제도다.

지난 15일까지 스포츠ㆍ언더웨어 브랜드를 운영한 데 이어 K2 키즈라인 등 아웃도어ㆍ골프웨어 매장을 20일까지 운영했다.

오는 30일까지는 신규 연예인 브랜드 '스튜핏 찰스'가 들어선다.

롯데는 이들 브랜드에 대한 매출과 고객 호응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정기 품평회 때 상설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달 초 전국 23개 점포에서 피혁 의류 브랜드의 수수료(마진)를 기존 30~33%에서 3%포인트씩 인하했다.

내년 4월까지 피혁 의류를 판매하는 씨티지,카시바디 등 7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소가죽과 양가죽으로 만든 가죽재킷 점퍼 등을 주로 판매하는 이들 업체는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 것을 계기로 다음 달 초까지 마케팅 활동을 강화,외형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의 수익을 보전해주는 동시에 새로운 가죽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잦은 정기세일로 인해 정상가격 판매에 지장을 받는다'며 폐지하기로 했던 겨울 정기세일을 예년처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할인 판매를 하면 수익성이 낮아지지만 매출 확대에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세일을 하더라도 기간은 예전의 절반인 5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은 실적 만회책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가 실시하는 조치들에 대해 '궁여지책'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챌린지숍의 경우 궁극적으로 MD(상품기획) 재조정을 통해 실적 향상에 나서기 위한 포석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백화점 입점을 노리는 브랜드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피혁 의류 수수료를 내린 것 역시 '속사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 세일을 기간을 줄여서라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이다.

롯데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지방 소재 백화점의 부진으로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매출(22개 기존점포 기준)이 작년 동기에 비해 1.7% 뒷걸음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점포가 상대적으로 적은 현대ㆍ신세계가 같은 기간 중 매출이 2% 안팎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대폭 줄이겠다던 정기세일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 사정이 꽤나 다급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