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로 부진에 빠진 은행주들이 충당금 후폭풍이라는 새로운 악재를 만났다.

4분기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 연말 배당 여력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은행업종지수는 3.50% 하락한 315.72로 마감돼 올 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이 4.11% 급락했으며 신한지주(-2.71%) 우리금융(-3.62%) 하나금융(-3.17%) 등도 동반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기업대출 충당금 적립비율을 현행 0.7%에서 건설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부동산업 등은 1.2%로,기타 제조업은 0.85%로 각각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이 하락의 빌미가 됐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적립 기준이 강화되면 당장 4분기 순이익 감소로 이어져 은행의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은 적립비율 상향으로 8개 상장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평균 6.4%,4분기 순이익은 당초 추정치보다 30.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충당금 기준이 강화되면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1591억원,신한은행 1464억원,하나은행 837억원,외환은행 537억원 등의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증권사 백동호 연구원은 "충당금 추가 적립은 외부 유출이 아닌 내부 유보므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은행업의 규제 위험이 다시 부각됐고 배당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는 등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충당금 부담으로 은행권의 연말 배당 규모는 평균 5.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는 매년 말 연례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로 미래 손실 가능성에 사전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주가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