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국제금융센터(SIFC)에 AIG그룹 지역본부를 입주시키려는 서울시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시가 최근 AIG 측으로부터 "입주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확약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AIG지역본부의 SIFC입주 여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AIG그룹 지역본부가 SIFC에 입주하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은 '대규모 외자유치 효과가 있을 것'이라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주장과 달리 단순 부동산개발 사업에 머무르고 말 것"이라며 공세를 펼쳐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AIG 측으로부터 '적절한'시점이 되면 AIG지역본부(regional function)를 SIFC에 입주하는 방안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대선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때 모리스 그린 AIG 전 회장과 합의했던 건을 이번에 문서로 다시한번 약속받은 것"이라며 "SIFC에 입주하게 될 AIG의 조직이 일본에 있는 아시아지역본부가 될 수도 있고,또는 그에 준하는 다른 조직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AIG의 지역본부가 SIFC에 입주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자 서울시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AIG 측에 문서로 확약해줄 것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AIG의 입주시점이 정확히 언제가 될지,또 어떤 지역본부가 입주를 하게 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겨있지 않고 추상적인 표현이어서 정치권에 확산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지난 7월 서울시가 입주 반대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IFC 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국민은행에 대해 서울시 측은 "국민은행이 SIFC에 입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거듭 반대 태도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SIFC에는 AIG뿐만 아니라 씨티그룹도 입주가 가능할지 문의를 해오는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관심이 높다"며 "국민은행에 기회가 돌아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서울시가 SIFC를 글로벌 금융회사로만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은행이 리딩뱅크이자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을 꿈꾸는 상황에서 SIFC에 입주할 자격이 안 된다는 서울시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