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곡물 등 원자재값 급등으로 수입 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 3분기 교역조건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7년 3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2000년=100)는 69.0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보다 3.2%,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각각 하락한 것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저치다.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며,이 지수가 69라는 것은 100개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69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3분기에는 수출 단가와 수입 단가가 모두 상승했지만 수입 단가가 훨씬 많이 올라 교역조건이 나빠졌다.

수출단가 지수는 93.9로 전분기보다 0.9%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단가 지수는 136.1로 4.2%나 올랐다.

원유 철강재 곡물 등의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편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 교역조건 지수는 3분기에 158.5로 작년 동기에 비해 6.2% 상승했다.

소득 교역조건 지수는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에 수출 물량 지수를 곱해 산출한다.

한은은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가 하락했지만 수출 물량이 9.6% 늘어남에 따라 소득 교역조건 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 품목은 원자재 비중이 높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 단가에 즉각 반영되는 반면 주력 수출품인 첨단 산업 업종은 특성상 가격을 급격히 올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