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05년 교육비 지출비중(총 가계지출 대비)은 6.1%로 미국의 2.6%,일본의 2.3%에 견줘 배 이상 높은데도 투자 대비 성과의 효율성이 높지 않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학습과 관련된 뇌 작동의 기본원리를 무시하고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서경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의 도움말로 능률적인 학습전략과 진정 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기법에 대해 알아본다.

◆뇌의 주인이 되라="내가 그냥 그렇게 주어졌나"하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나는 하나의 개척할 수 있는,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고 깨닫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가 어떻게,무엇을 위해 공부하는지에 대해 자각이 없으면 학습에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부의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점검하는 '자기주도적'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뇌는 감정을 지배하는 변연계(구피질)와 지성을 주관하는 대뇌 피질(신피질)로 구성돼 있다.

변연계는 1차적 감정반응을 가공해 2차적인 지각 기억 사고 등으로 전환해 '기억의 임시 저장창고' 역할을 하는 해마와 그 옆에 나란히 붙어 감정 전반을 조절하는 편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뇌피질은 정보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데 그 중 전전두엽은 부정적인 감정을 제어하고 논리적 사고와 추론의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기쁜 마음으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공부해야 해마를 통해 입수된 좋은 감정이 편도에 의해 고양돼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고 대뇌피질에 의해 체계적인 사고와 지식으로 정리될 수 있다.

성적이 나쁘다고 매맞을까 걱정하는 공부와 내적 동기가 충만해서 하는 학습은 그 효과가 천양지차다.

◆자기 절제력과 체력도 중요=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연구에 따르면 기본적인 인지능력보다는 자기절제력이 성적을 좌우하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충동과 즉각적인 만족을 억제하는 능력,주의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자신과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학습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책상에 5분만 앉아있어도 좀이 쑤셔 공부를 포기하는 것은 학습성취를 통해 기쁨을 느끼는 감정회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학습에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시각 촉각 운동감각 등을 활용해 더욱 흥미롭고 생생하게 학습하도록 하고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상식으로는 다음 단계의 문제를 해결할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줘 현재 배우는 내용에 호기심을 불어넣고 △부모나 교수가 어린이의 열의 탐구심 배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주변 학습환경을 적절히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야 어려운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 드려는'지적인 인내력'과 사회성를 강화하고 뇌세포와 뇌혈관을 발달시킬 수 있다.

체력이 약하면 공부에 짜증을 낼 수밖에 없다.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라=미국의 렌줄리 박사가 내린 영재의 정의는 인지능력,과제집중력,창의성 등의 3가지 요소 중 2개가 상위 15% 이내,나머지 하나가 2% 이내의 능력을 지니는 것이다.

미래사회에서는 창의력 상상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창의력 등을 배가시키려면 정서적으로 안정돼야 하고 세밀한 관찰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호기심이 길러지도록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답을 요구하는 획일적 주입식 교육방식을 지양하고 아이가 다양한 생각과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여기에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를 뛰어넘어 SQ(사회지능지수)가 우수한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의 의식이 더해져야 한다.

미 웩슬러 박사는 "지능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며 효과적으로 주어진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 능력"이라며 "지능은 인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과거엔 지능은 타고난다는 생각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후천적 노력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별한 분야에 재능을 가진 유아가 더욱 고등한 정신구조를 갖도록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부모 손에 달려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