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세계 최고층(162층) 빌딩 버즈두바이의 내부 유리벽면과 엘리베이터용 내장재 등을 전량 공급한다.

경기 화성의 스크린인쇄업체 SI&G(대표 안병선)는 유리를 부식시키는 에칭기술을 쓰지 않고도 유리에 세밀하게 무늬를 넣을 수 있는 스크린 인쇄 기술을 개발,2009년 완공되는 버즈두바이에 제품을 공급키로 삼성물산과 계약했다고 21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80억원 선.

SI&G가 개발한 기술은 가구.신발장.거실의 아트월(장식된 벽면) 등의 장식 유리에 정교한 무늬를 나타낼 수 있는 유리용 프린팅 기술이다.

투명유리 위에 미세한 유리가루를 흩뿌려 녹여 입체감과 고급스러운 질감을 구현했다.

이 특수 유리가루는 일반 유리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녹는 성질을 가져 600~900도까지 온도를 높였을 때 바탕이 되는 투명유리는 녹지 않지만 색깔이 들어가 있는 유리가루는 녹아 해당 부위에만 색깔이 입혀진다.

이 방식은 기존 에칭기술과 달리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미국 유럽 등의 까다로운 환경 규제도 통과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안병선 SI&G 대표는 "올초 개발한 이 기술을 한국3M 등을 통해 대우건설의 송도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 등에 선보이자 삼성물산 측에서 먼저 버즈두바이에 제품을 공급해 보라고 연락해왔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번 계약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지에 진출한 다른 업체들이 잇달아 샘플을 요청하고 있어 두바이에 현지 생산공장을 지을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 공장을 지을 경우 최소한 17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