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해외자금 조달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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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에서 비롯된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재차 확산되면서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 차입이 올스톱됐다.
공모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고,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산금리)가 크게 올라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21일 재정경제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사태가 수그러든 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은행들의 해외 차입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신용경색 우려가 재차 확산되면서 외화차입이 전면 중단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부산은행이 기준금리보다 1.4%포인트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후순위채권(2억5000만달러)을 발행한 것에 대해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잘했다'는 쪽으로 바뀌었을 정도로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11월 중 해외 차입을 계획했던 국내 은행들이 돈을 전혀 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수그러든 지난 10월의 경우 수출입은행(15억달러)과 농협(4억달러) 부산은행(2억5000만달러)이 공모방식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했으나 이번 달에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외화 차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부산은행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당시의 가산금리보다 0.8~0.9%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이 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손해를 본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을 사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외화채권 가산금리는 지난 6월 초 0.15%포인트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0.85%포인트로 높아졌다.
한국 시중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평가가 그만큼 엄격해졌다는 얘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7월 서브프라임 위기로 촉발됐던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국내 은행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할 것인지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외화차입 금리가 이처럼 급등하자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돈을 빌린 뒤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꿔 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성예금증서를 포함한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것도 일부는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재경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같은 외국의 대형 은행들의 차입금리도 급등하고 있다"며 "최근의 금융 위기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차기현 기자 hyunsy@hankyung.com
공모 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해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졌고,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산금리)가 크게 올라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21일 재정경제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사태가 수그러든 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은행들의 해외 차입이 되살아나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신용경색 우려가 재차 확산되면서 외화차입이 전면 중단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부산은행이 기준금리보다 1.4%포인트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후순위채권(2억5000만달러)을 발행한 것에 대해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지금은 '잘했다'는 쪽으로 바뀌었을 정도로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11월 중 해외 차입을 계획했던 국내 은행들이 돈을 전혀 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수그러든 지난 10월의 경우 수출입은행(15억달러)과 농협(4억달러) 부산은행(2억5000만달러)이 공모방식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했으나 이번 달에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외화 차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부산은행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당시의 가산금리보다 0.8~0.9%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이 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손해를 본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을 사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외화채권 가산금리는 지난 6월 초 0.15%포인트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0.85%포인트로 높아졌다.
한국 시중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평가가 그만큼 엄격해졌다는 얘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7월 서브프라임 위기로 촉발됐던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국내 은행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할 것인지를 놓고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외화차입 금리가 이처럼 급등하자 국내 시장에서 원화로 돈을 빌린 뒤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꿔 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성예금증서를 포함한 은행들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는 것도 일부는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재경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재가동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같은 외국의 대형 은행들의 차입금리도 급등하고 있다"며 "최근의 금융 위기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승윤/차기현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