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 "기아車만의 디자인 기다려 보라"
"세계 시장에서 기아자동차만의 디자인 개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아차의 독특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통일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54)은 22일 경기 화성시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가진 '모하비' 언론발표회에 참석,이같이 강조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세계 톱클래스 자동차회사들과 비교하면 디자인 면에서 기아차가 갈 길이 아직 멀다"면서 "하지만 기아차가 디자인 경영에 시동을 건 만큼 곧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력과 품질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디자인 만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가 디자인인 만큼 디자인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수년 내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모든 인간의 창작 영역에서 거의 예외없이 적용되는 진리는 단순함이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라며 "3~4년 안에 직선의 단순화라는 디자인 철학을 총체적으로 구현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디자인은 끝없는 진화 과정이기 때문에 일시에 모든 것을 바꿔놓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선 모하비 모델에 직선을 강조한 아이디어를 일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최근에도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기아차 디자인 담당자들과 정기 모임을 갖고 서로 철학을 공유했다"면서 "같은 그룹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현대차와 디자인 교류를 하지 않는 만큼 서로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기아차 임원진과의 교류와 관련,"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 통화를 하고 있으며 이메일로 자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BMW의 크리스 뱅글,아우디의 월터 드 실바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그는 아우디TT와 A6,폭스바겐 뉴비틀 등을 디자인했으며 작년 9월 기아차로 영입됐다.

화성=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