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세계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자 장기 투자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워런 버핏이 일생 동안 돈을 어떻게 벌고 쓰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워런 버핏의 재산 축적과 분배 과정이 슈퍼리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우선 돈을 벌기에 앞서 다가올 트렌드를 읽는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어떤 산업이 떠오를 것인지,세계 각국의 인구 구성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는 재산 증식에 따른 만족도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인프라구축에 더 투자하는 시기다.

유아기에는 부모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듯 워런 버핏은 이 기간 예측기관이나 산업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한다.

트렌드가 파악되면 우량 가치주만을 골라 투자하는 파레토 전략처럼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투자수단을 선택한다.

그리고 일단 선택을 하면 그때 그때 증시의 흐름과 관계없이 어떤 위험이 닥친다 하더라도 초지일관 밀어붙인다.

청소년기에는 하루가 다르게 키가 크듯 이때는 재산이 늘어나면서 만족도가 체증하는 시기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한 눈 팔지 않고 돈버는 자체를 즐긴다.

의도적으로 언론이나 시장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재산 증식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돈 이외의 다른 목적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를 테면 노후를 대비하고 현재의 삶에 보탬이 되는 색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물론 재산 증식에 따른 만족도는 약한 시기다.

하지만 이때 무리한 투자와 낭비에 빠져들었다면 오늘날의 세계적인 부자로 발돋움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돈이 많은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되는 시기로,그는 지금까지 벌어온 재산을 사회와 공유하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나눔과 기부를 통해 명성을 얻고 이 명성을 통해 또다시 재산을 늘려가지만 실제 그의 재산 규모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그가 지금처럼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부자가 된 것은 이 시기에 처신을 잘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일부 졸부들은 재산을 움켜지지만 진정한 의미의 부자들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함으로써 죽은 후에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존경받는 부자로 남는다.

영원한 부자가 되는 셈이다.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주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진정한 의미의 슈퍼 리치가 되기 위해서는 돈에 갇히기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가운데 돈을 버는 부자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