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사모펀드 수익률이 높다고? 천만에!
전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무르며 '자본주의의 새로운 제왕'으로 떠오른 사모펀드(PEF)의 수익률에 거품이 끼여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올리버 고슈락 프랑스 HEC(고등상업학교)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유럽 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사모펀드의 지난 10년간 평균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고슈락 교수가 1000여개 사모펀드를 분석한 결과,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미국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보다 3%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수료를 제외했을 때는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S&P500지수보다 3% 정도 높았지만 높은 수수료 때문에 투자자들이 받는 실제 수익률은 낮아졌다는 것이다.

사모펀드란 연기금 등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자금을 조달, 저평가된 기업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고슈락 교수는 "사모펀드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리는 '황금의 손'이란 인식은 허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수익률보다 항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사모펀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업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일부 사모펀드의 실제 수익률은 실망스러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사모펀드가 소수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무자비한 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단기 차익에 집착하는 '기업의 약탈자'란 평가에는 반대했다.

보고서는 사모펀드가 주도한 6000여건의 거래를 분석한 결과,91%가 인수 기업의 '성장'에 전략적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사모펀드가 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에 비해선 장기 투자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 인수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비교해 볼 때 사모펀드 중 55%가 지분을 매각한 데 비해 일반 주주들은 88%가 주식을 전량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슈락 교수는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파괴하는 '독'이라기보다는 부실 기업을 회생시키고 성숙한 기업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보약'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