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MBA스쿨(경영전문대학원)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김진홍 MBA유학 컨설팅'에 따르면 홍콩,중국 등 아시아 MBA스쿨 진학 희망자들이 2~3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전체 상담 대상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진홍 대표는 "미국 톱10 비즈니스스쿨을 못 갈봐에는 아시아 MBA스쿨이 낫다"며 "아시아 시장으로 특화하면 경력 관리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직장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아시아 MBA스쿨은 홍콩의 홍콩대 비즈니스스쿨,중국의 중국유럽비즈니스스쿨(CEIBS),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 비즈니스스쿨 등이다.

이 중 파이낸셜타임스가 2005년 글로벌 MBA스쿨 중 18위에 랭크한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는 홍콩대 비즈니스스쿨을 서울대 글로벌MBA 2기생들이 이달 14일부터 6박7일 동안 직접 방문했다.

그들의 홍콩 현장 견학을 동행취재하며 아시아 MBA스쿨의 전망을 들어봤다.

◆미국은 지는해,성장 가능성 낮아

올 8월 홍콩대 비즈니스스쿨에 입학한 사비오 탕씨(33)는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사업을 하고 싶어 이곳을 택했다.

홍콩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간 사비오씨는 퍼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인텔 본사에서 6년간 일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라며 "10여년을 미국에 있으면서 지는 해 미국을 떠나 뜨는 해인 '아시아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글로벌MBA스쿨 2기생 오세윤씨(영문이름 잭 오)도 미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다 아시아 MBA스쿨로 왔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오씨는 "화장품 포장 회사를 차려 100만달러까지는 벌어봤지만 성장 가능성은 아시아에 있을 것 같아 회사를 청산하고 서울대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씨티은행에서 8년간 근무했던 에릭리우씨(31)는 아시아 특유의 문화를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관시(인맥)'가 중요하다"며 "관시가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쉽게 풀리고 반대로 하찮은 일이라도 관시가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아시아 MBA스쿨을 통해 이 관시를 형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실제로 홍콩대 비즈니스스쿨 학생의 40%는 중국 본토에서 왔다.

나머지 10%는 홍콩,20%는 인도 출신이다.

미국,영국,캐나다.

오스트리아,네덜란드,러시아,벨기에,이탈리아 등 기타 출신도 30%에 이른다.

중국 본토 출신인 리야오씨(영문이름 쉐 리)는 "아시아 MBA스쿨이 중국 신흥 엘리트들의 사교장이 됐다"면서 "이를 통해 아시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재 아시아 금융계로

아시아 MBA스쿨 졸업생의 취업 분야를 살려보면 금융계 진출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이 같은 추세는 홍콩대,서울대 MBA스쿨도 비슷하다.

마우리세 홍콩대 비즈니스스쿨 프로그램 디렉터는 해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졸업생의 40%가 금융계로 진출한다고 전했다.

그밖에 마케팅,개인사업,컨설팅 분야가 각각 2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외국인 졸업생의 취업률은 100%라고 지적했다.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인 모건스탠리,씨티그룹,HSBC 등이 매년 스카우트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의 홍콩 견학을 함께한 최종학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홍콩 현지에서 바로 취업을 할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외국계 금융회사에 입사한 뒤 경력을 쌓다가 홍콩 본사로 스카우트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유럽,미국 연수 기회 적극 활용해야

홍콩대 비즈니스스쿨은 아시아 케이스와 리서치 분야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2006년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미국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과의 제휴를 통해 국제화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홍콩대 비즈니스스쿨 학생들은 마지막 학기에 영국이나 미국에서 한 학기 이상 수업을 받도록 돼 있다.

이는 입학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LBS에서 수업을 듣고 싶다는 파르코 산필리포씨는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와 유럽 금융의 중심지를 한번에 알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 출신인 현재우씨(서울대 글로벌MBA)도 "서울대는 미국 듀크대와 복수학위 협정을 맺었다"며 "유럽,아시아 시장 뿐 아니라 미국 시장까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