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합실패 사과" … 문국현ㆍ이인제 독자출마로 가닥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가 23일 끝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범여권은 정동영 신당,이인제 민주당,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모두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다자구도로 대선에 임하게 됐다.

보수진영 역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각개약진할 가능성이 높아 여야가 모두 분열된 상태에서 대선을 치르게 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향후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와 범여권 및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이번 대선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은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상임고문단-선대위원장단-최고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 후보는 "물리적으로 합당은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렀다.

합당과 단일화를 바라는 지지자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작은 이해관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민주당에 대해서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이 같은 언급으로 대선 후보 등록 이전 범여권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해졌다.

정 후보는 그러나 "끝까지 민주평화개혁세력이 하나가 되는 내부의 노력을,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갈 것"이라고 말해 후보 등록 이후에도 민주당과 이인제.문국현 후보를 상대로 통합과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정 후보의 사과로 그칠 게 아니라 4인 합의를 깬 신당 최고위와 6개 계파 수장들이 대국민,대민주당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면서 "정 후보는 '사실상의 단일 후보'를 말하기 전에 '사실상의 경선 불복'부터 진압하고 후보 등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협상 결렬 이후 신당을 향해 '전투 모드'로 전환한 이인제 후보는 25일 후보 등록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더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백범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환국 후 머물러 살던 서울 서대문구 경교장을 찾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인 민주당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겠다"며 민주당의 50여년 역사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정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다 지나간 얘기다.

통합과 단일화 협상의 실패 책임은 모두 신당과 정 후보에게 있다.

결국 당내 갈등을 잠재우지 못한 정 후보의 리더십 때문 아니냐"고 비난했다.

문국현 후보도 정 후보와의 연대나 연합 없이 독자 출마해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정 후보가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는 안 된다는 문 후보의 뜻에는 변함이 없다"며 "오는 25일 중앙선관위에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