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채권 25조 보유 … 작년말의 5배

주식시장에서의 대량매도와 달리 외국인이 올 들어 한국채권을 20조원 이상 대량 매수하고 있다.

원화강세와 국내 금리상승을 이용한 재정(차익)거래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상장채권을 22조2239억원어치 사들였다.

월별 순매수액은 △8월 4조4765억원 △9월 6조4389억원 △10월 2조838억원 △11월(21일 현재) 3조9617억원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액이 25조8274억원으로 치솟으며 사상 최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보유 규모 4조6178억원의 5.6배에 달한다.

대규모 순매수로 인해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비중은 작년 말 0.5%에서 2.8%로 급증했다.

특히 국채 보유비중은 1.6%에서 8.8%로 수직상승했다.

외국인의 채권 대량매수는 원화강세와 국내 금리인상 움직임을 이용한 금리재정거래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자금을 빌려 원화로 운용할 경우 이득이 생기는 상황이 전개되자 안전한 국채와 특수채를 매개로 한 '금리재정거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 등에서 선물환 매도에 나서면서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낮게 형성돼 외국인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채권투자시 환율에서 이득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때 채권금리에서는 손해가 날 수 있지만 환수익이 금리손실보다 더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통화스와프(CRS)와 이자율스와프(IRS)시장의 스와프베이시스(IRS-CRS)가 급격히 벌어지며 300bp(3%)에 육박하자 현물채권을 매수하고 선물 채권을 매도하는 투자자도 급증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