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분석] '단일 경제권'으로 부상하는 인도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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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인도차이나반도 5개국이 새로운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데다 이들 국가를 관통하는 '동서고속도로(일명 동서회랑ㆍ東西回廊)'가 개통되면서 하나의 경제권처럼 가까워지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은 지난 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2015년까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시장 통합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도차이나 경제권의 발전에 속도가 붙으면 중국,인도에 이어 새로운 유망 투자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한 일본 기업들은 1980년대 초반부터 이미 진출해 약 8000개사가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진출한 한국 기업도 1500여개에 달해 양국 간 시장 쟁탈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 큰 인도차이나반도
인도차이나 지역은 주민들의 평균 소득이 높지 않지만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는 베트남이 8424만명(2006년 기준)으로 가장 많고,태국 6423만명,미얀마 5052만명 순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태국이 3136달러로 가장 앞서 있고,베트남이 723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13%대,베트남과 라오스도 7~8%대로 높은 수준이다.
태국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 대수는 약 120만대.자국 판매는 68만대에 달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베트남은 태국 이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8%,내년에 9%대로 높아져 1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오토바이 시장은 세계 4위로 지난해 판매량은 230만대를 넘었다.
태국,베트남과 비교하면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인구나 시장 규모에서 열세다.
그러나 라오스는 싼 인건비를 무기로 태국의 노동집약형 산업을 보완하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인건비가 싼 라오스로 이전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을 남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광물,석유자원 등 천연자원을 노린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 셰브론은 캄보디아 앞바다에서 석유ㆍ가스전을 개발 중이다.
외국 기업들은 인도차이나 지역의 성장 물결에 올라타면서 대(對)중국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현지 진출에 적극적이다.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의 전진 기지로 인도차이나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시장통합 가속화하는 동서고속도로
작년 말 태국 동북부 무크다한과 라오스 남부 사바나켓 사이에 '제2 메콩국제교'가 완성됐다.
이로써 인도차이나반도 동부 해안인 베트남 다낭에서 라오스,태국을 경유해 미얀마의 모라먀잉에 이르는 총연장 1500㎞의 동서고속도로가 완성됐다.
제2 메콩교는 길이 1600m,폭12m의 국제교로 태국과 라오스가 공동으로 건설했다.
베트남의 다낭항도 보수됐고,태국의 지방도로도 정비돼 인도차이나반도 내 육로 수송망이 대폭 개선됐다.
그동안 메콩강 국경 지역은 배편으로만 통행이 가능해 물자 수송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제2 메콩교 완성으로 내륙 지역인 태국 동북부 및 라오스에서 베트남의 항구를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태국 방콕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배편으로 2주 정도 걸렸던 수송 기간이 육로로 3일이면 가능해져 지역 내 물자 수송이 크게 편리해졌다.
현재 외국 물류회사들은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태국~베트남 간 시험 수송을 시작한 상태다.
물류회사인 나와나콘디스트리뷰션센터(NNDC)의 세토 가쓰히로 사장은 "항공 수송은 집하장 등 6단계의 배송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육로는 한 번에 운송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방콕에서 프놈펜을 경유해 호찌민에 이르는 900㎞의 '제2동서 고속도로'도 구상 단계다.
지역 내 물류망 정비로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도 급진전되고 있다.
중국은 윈난성의 쿤밍에서 라오스를 경유해 방콕까지 연결하는 약 2000㎞의 '남북고속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도차이나 5개국과 주변국이 상호 보완할 경우 중국,미국,유럽연합(EU) 등에 대항할 수 있는 경제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망 정비로 새로운 소비 시장 탄생
인도차이나반도의 동서고속도로 관통으로 역내 경제 교류가 늘면서 소비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1994년 호주가 제공한 차관으로 개통된 '제1 메콩국제교'로 연결된 태국과 라오스 국경 주변 지역을 보면 인도차이나반도의 소비 시장 전망을 점쳐볼 수 있다.
도로 개통 후 태국 쪽 마을 농카이에는 영국의 대형 슈퍼는 물론 미국계 패스트푸드점,영화관 등이 잇따라 진출,성업 중이다.
요즘은 라오스에서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많다.
태국 국경 마을에도 메콩강 다리를 건너 쇼핑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러한 시장의 확대는 국경 마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농카이에서 자동차로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 더 달려가면 태국 우동타니 마을이 있다.
이곳에도 라오스 차량이 많이 보인다.
라오스 사람들은 술,식품은 물론 가전이나 가구 등 고가품도 많이 구입해 가고 있다.
일본 류코쿠대학의 가와바타 모토 경영학 교수는 "인도 등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낮지만 인도차이나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며 "앞으로 동서고속도로를 따라 새로운 시장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기업의 가열되는 시장 쟁탈전
일본 기업은 1986년 베트남의 도이모이(쇄신) 정책에 따른 경제 자유화를 계기로 인도차이나반도에 본격 진출했다.도요타 혼다 캐논 덴소 같은 간판급 기업들이 5개국을 누비고 있다.일본은 제2메콩교 건설에 막대한 엔 차관을 제공,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진출했으나 최근 연도별 직접 투자액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진출 기업 수에선 일본이 8000여개로 1500여개인 한국보다 훨씬 많다.
한국은 5개국 중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최대 해외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26억8300만달러를 투자했고,캄보디아에도 유전과 신도시 개발 등에 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한국 기업들의 대(對)베트남 투자는 초기의 섬유 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최근 철강 화학 자원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6년부터 베트남에서 컬러TV를 생산,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며,에어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TV 등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고,특히 금속 기계 화학 관련 업체 등 300여개사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최근에 광산,호텔업 등으로 투자 업종이 다양화됐다.
아직 소득 수준이 낮은 미얀마,라오스에서는 의류 및 봉제 회사를 중심으로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인한/안정락 기자 janus@hankyung.com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데다 이들 국가를 관통하는 '동서고속도로(일명 동서회랑ㆍ東西回廊)'가 개통되면서 하나의 경제권처럼 가까워지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은 지난 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2015년까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시장 통합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인도차이나 경제권의 발전에 속도가 붙으면 중국,인도에 이어 새로운 유망 투자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주목한 일본 기업들은 1980년대 초반부터 이미 진출해 약 8000개사가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진출한 한국 기업도 1500여개에 달해 양국 간 시장 쟁탈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 큰 인도차이나반도
인도차이나 지역은 주민들의 평균 소득이 높지 않지만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산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는 베트남이 8424만명(2006년 기준)으로 가장 많고,태국 6423만명,미얀마 5052만명 순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태국이 3136달러로 가장 앞서 있고,베트남이 723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캄보디아와 미얀마가 13%대,베트남과 라오스도 7~8%대로 높은 수준이다.
태국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 대수는 약 120만대.자국 판매는 68만대에 달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베트남은 태국 이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8%,내년에 9%대로 높아져 1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오토바이 시장은 세계 4위로 지난해 판매량은 230만대를 넘었다.
태국,베트남과 비교하면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인구나 시장 규모에서 열세다.
그러나 라오스는 싼 인건비를 무기로 태국의 노동집약형 산업을 보완하는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인건비가 싼 라오스로 이전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공정을 남기는 전략을 쓰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광물,석유자원 등 천연자원을 노린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
미국 셰브론은 캄보디아 앞바다에서 석유ㆍ가스전을 개발 중이다.
외국 기업들은 인도차이나 지역의 성장 물결에 올라타면서 대(對)중국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현지 진출에 적극적이다.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의 전진 기지로 인도차이나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시장통합 가속화하는 동서고속도로
작년 말 태국 동북부 무크다한과 라오스 남부 사바나켓 사이에 '제2 메콩국제교'가 완성됐다.
이로써 인도차이나반도 동부 해안인 베트남 다낭에서 라오스,태국을 경유해 미얀마의 모라먀잉에 이르는 총연장 1500㎞의 동서고속도로가 완성됐다.
제2 메콩교는 길이 1600m,폭12m의 국제교로 태국과 라오스가 공동으로 건설했다.
베트남의 다낭항도 보수됐고,태국의 지방도로도 정비돼 인도차이나반도 내 육로 수송망이 대폭 개선됐다.
그동안 메콩강 국경 지역은 배편으로만 통행이 가능해 물자 수송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제2 메콩교 완성으로 내륙 지역인 태국 동북부 및 라오스에서 베트남의 항구를 직접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태국 방콕에서 베트남 하노이까지 배편으로 2주 정도 걸렸던 수송 기간이 육로로 3일이면 가능해져 지역 내 물자 수송이 크게 편리해졌다.
현재 외국 물류회사들은 동서고속도로를 통해 태국~베트남 간 시험 수송을 시작한 상태다.
물류회사인 나와나콘디스트리뷰션센터(NNDC)의 세토 가쓰히로 사장은 "항공 수송은 집하장 등 6단계의 배송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육로는 한 번에 운송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방콕에서 프놈펜을 경유해 호찌민에 이르는 900㎞의 '제2동서 고속도로'도 구상 단계다.
지역 내 물류망 정비로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도 급진전되고 있다.
중국은 윈난성의 쿤밍에서 라오스를 경유해 방콕까지 연결하는 약 2000㎞의 '남북고속도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인도차이나 5개국과 주변국이 상호 보완할 경우 중국,미국,유럽연합(EU) 등에 대항할 수 있는 경제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망 정비로 새로운 소비 시장 탄생
인도차이나반도의 동서고속도로 관통으로 역내 경제 교류가 늘면서 소비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1994년 호주가 제공한 차관으로 개통된 '제1 메콩국제교'로 연결된 태국과 라오스 국경 주변 지역을 보면 인도차이나반도의 소비 시장 전망을 점쳐볼 수 있다.
도로 개통 후 태국 쪽 마을 농카이에는 영국의 대형 슈퍼는 물론 미국계 패스트푸드점,영화관 등이 잇따라 진출,성업 중이다.
요즘은 라오스에서 쇼핑하러 온 사람들도 많다.
태국 국경 마을에도 메콩강 다리를 건너 쇼핑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러한 시장의 확대는 국경 마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농카이에서 자동차로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한 시간 더 달려가면 태국 우동타니 마을이 있다.
이곳에도 라오스 차량이 많이 보인다.
라오스 사람들은 술,식품은 물론 가전이나 가구 등 고가품도 많이 구입해 가고 있다.
일본 류코쿠대학의 가와바타 모토 경영학 교수는 "인도 등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낮지만 인도차이나 지역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며 "앞으로 동서고속도로를 따라 새로운 시장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기업의 가열되는 시장 쟁탈전
일본 기업은 1986년 베트남의 도이모이(쇄신) 정책에 따른 경제 자유화를 계기로 인도차이나반도에 본격 진출했다.도요타 혼다 캐논 덴소 같은 간판급 기업들이 5개국을 누비고 있다.일본은 제2메콩교 건설에 막대한 엔 차관을 제공,기업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한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진출했으나 최근 연도별 직접 투자액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진출 기업 수에선 일본이 8000여개로 1500여개인 한국보다 훨씬 많다.
한국은 5개국 중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최대 해외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26억8300만달러를 투자했고,캄보디아에도 유전과 신도시 개발 등에 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한국 기업들의 대(對)베트남 투자는 초기의 섬유 의류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최근 철강 화학 자원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6년부터 베트남에서 컬러TV를 생산,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며,에어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TV 등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고,특히 금속 기계 화학 관련 업체 등 300여개사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최근에 광산,호텔업 등으로 투자 업종이 다양화됐다.
아직 소득 수준이 낮은 미얀마,라오스에서는 의류 및 봉제 회사를 중심으로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인한/안정락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