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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뒷짐진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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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당국은 시장과 눈높이를 맞추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금융시장은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혼란기라면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서브프라임 사태로 요동치는 금융시장에 대한 감독당국의 인식과 행보가 너무 한가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이 며칠 전 한 학술대회에서 주식ㆍ채권값 급락과 환율 급변동에 대해 '건전한 조정'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선진국의 불안과 달리 한국은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을 내놓았다.

    그의 말처럼 '건전한 조정'으로 보기에는 돌아가는 상황이 긴박하다.

    국제금융시장이 평가한 한국 부도위험(외평채 CDS프리미엄)은 11월 들어 2.3배 수직상승했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비교대상국보다 훨씬 가파른 상승률이다.

    해외자금 조달비용도 사실상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새 정부 출범 세 달 뒤 발행된 외평채 가산금리는 줄곧 0.5~0.8%에 머물다 최근 1.27%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상황판단의 안일함을 넘어 위기 대처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채권전문가는 "외국인 주식매도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고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어 문제없다는 감독당국의 시각은 '생뚱맞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주식매도와 채권매수가 20조원대로 비슷하지만 우연일 뿐"이라며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투자 간 연관성은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또 "채권매수의 대부분이 환율과 금리의 이상 움직임에 편승한 차익거래여서 조만간 종료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주가상승률이 중국ㆍ인도보다 낮은 점을 들어 '아직 투자유인이 있다'고 진단한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신흥증시의 거품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경제가 10% 안팎 성장하는 나라와 5%마저 버거운 한국의 주가상승률 단순비교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선제적 대응으로 정부교체기 금융시장에 문제가 없도록 잘 관리하겠다'던 3개월 전 김 위원장의 취임일성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다.

    백광엽 증권부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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