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동갑내기 젊은 피아니스트가 일주일 간격으로 독주회를 갖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기획한 '금호라이징스타'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를 꾸밀 김태형씨(왼쪽)와 이정은씨가 주인공으로 내달 6일과 13일에 각각 금호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두 피아니스트는 1985년생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많다.

서울예원고등학교 동창인 데다 일본 야마하 라이징 스타 시리즈로 피아니스트로서의 데뷔 무대를 가졌다.

각종 국내외 피아노 콩쿠르를 휩쓸다가 2004년 김씨가 먼저 포르투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등상을 받았고,2년 뒤인 2006년 이씨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김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이씨는 연세대 음악대학에서 공부 중인 '순수 국내파'이기도 하다.

이처럼 경력은 비슷하지만 피아니스트로서는 각각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우선 연주 스타일부터가 다르다.

김씨는 힘이 넘치는 가운데서도 섬세한 강약 조절을 하는 반면,이씨는 스케일이 큰 연주를 하면서도 깔끔하고 정도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연습 방법에서도 차이가 난다.

김씨는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을 꾸준히 연습하는데 비해 이씨는 순간적인 집중력으로 승부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두 사람 모두 모차르트 소나타를 골랐다.

김씨는 모차르트 소나타 570을,이씨는 모차르트 소나타 333을 들려줄 예정이다.

두 곡 모두 온화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다.

김씨는 따뜻한 느낌에,이씨는 발랄한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 연습 중이다.

두 젊은 아티스트는 백건우씨처럼 전문적인 연주자의 길을 가고 싶다는 꿈이 있다.

이씨는 "연주자로서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연주할 때만큼은 다른 생각없이 완전히 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예프게니 키신처럼 연주만 듣고서도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