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저녁 서울 중구 충정로의 문화일보홀.재즈가수 윤희정의 콘서트 '윤희정&프렌즈'무대에 생소한 외모의 중년 신사가 올랐다.

조영주 KTF 사장의 재즈가수 데뷔무대다.

첫 곡 '고엽(Autumn Leaves)'을 부를 때만 해도 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객석과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노래에만 열중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마추어다.

그러나 두번째 곡인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을 멋들어지게 소화해 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200여 관객들은 그의 도전에 아낌없는 함성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조 사장의 도전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윤희정씨는 그동안 자신의 공연에 재즈에 관심있는 명사들을 초청해 왔다.

조 사장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윤씨의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거듭된 요청에 좋은 무대라고 생각해 수락했다.

이후 재즈 선율을 익히기 위해 출퇴근길에 틈틈이 재즈 리듬과 가사를 익혔다.

조 사장은 "3세대 이동통신 쇼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실력의 60% 밖에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조 사장의 깜짝 변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창사 10주년 전진대회에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등장했다.

'모스틀리 팝스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을 맞춰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라데츠키 행진곡'을 지휘한 것.직원들의 환호에 평소 갈고 닦은 색소폰 연주로 화답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직원들의 기를 살리고 즐겁게 해 주는 것도 CEO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쇼 서비스의 핵심이 엔터테인먼트인 만큼 직원과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쇼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