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 유동성 흐름을 주시하면서 국내 주택금융의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준경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와 우리나라의 주택금융 환경' 보고서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 장기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률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미국 주택가격이 우리나라 주택가격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위원은 "미국 주택시장 침체가 전 세계 유동성의 지속적 축소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국내 주택시장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자산가격의 중장기적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모기지대출 연체율은 2005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국내 금융회사들이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금융 건전성 규제를 엄격히 지킬 수 있도록 금융감독당국이 지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금융 소비자도 향후 중장기적인 주택가격 조정과 금리조정 가능성에 유념해 차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 위원은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 대응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1~2년 내에 마무리될 경우 국내 주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