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마련한 '2000~2019년 국가기간교통망 계획 수정안'은 중복 투자 지적을 받아온 일부 도로와 철도를 당초 사업계획에서 제외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억제를 위해 철도 투자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를 위해 21조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던 울산~간성 간 고속도로 등 5개 도로 및 철도노선 사업을 이번 수정안에서 배제했다.

또 지난해까지 평균 22%선(전체 교통시설 투자금 대비)이었던 철도 투자비중을 올해부터 2019년까지 32%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춘천~양양 고속도로 등에 대해서는 중복 투자 및 환경 파괴 등의 문제점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중복 투자 구간 조정

고속도로의 경우 9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던 울산~간성 노선의 재검토가 대표적이다.

254㎞에 달하는 이 구간은 이미 상당부분이 4차로 국도로 연결돼 있는 데다 이용 수요를 감안할 때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건교부는 밝혔다.

그러나 공사 중인 그 사이 구간,속초~주문진 간 51㎞는 정상 추진된다.

정부는 대신 6조여원이 들어가는 울산~저진(강원도 고성군) 간 철도를 깔기로 했다.

춘천~철원 간 63㎞ 고속도로는 경제성 등의 문제로 연기됐다.

철도 중에서는 3조4013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던 쌍용(강원도 영월군)~동해 116㎞,투자비 3조9000여억원이 예상되던 천안~울진 206㎞,2조9644억원이 책정된 김천~영덕 간 전철 133㎞ 사업이 비슷한 구간을 지나는 고속도로 사업에 밀렸다.

◆고속도로 2019년까지 2배로

정부는 2009년까지 국내 고속도로 총연장을 5462㎞까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2001년 2637㎞의 두 배를 넘는다.

올해 상반기 현재 3106㎞보다도 76% 더 길다.

먼저 사업 연기 검토 대상이었던 88고속도로 확장공사가 2009년 시작된다.

고속도로 중 유일하게 2차로인 이 도로는 교통사고 빈발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연장 170.6㎞ 중 성산~담양 142.4㎞의 사업이 기획예산처의 타당성 재조사 요구로 중단된 상태다.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 구간은 이르면 내년에 착공될 전망이다.

정부는 수도권과 강원도 간 교통 수요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2009년 완공되는 서울~춘천 구간과 이어지는 춘천~양양 구간 공사도 조기에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철도 비중 늘린다

철도는 복선화와 전철화를 통해 수송능력을 실질적으로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9년 계획된 철도 연장은 4792㎞로 2001년 대비 50%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복선화율은 32%에서 65%,전철화율은 21%에서 78%로 각각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평균 시속 90㎞에 그치고 있는 새마을호,70㎞ 내외인 무궁화호 등의 열차 속도가 180~200㎞까지 높아져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정착될 것으로 건교부는 기대했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 수송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경부선 서울~시흥 구간과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등의 선로용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과 동해안권 연결을 위한 춘천~속초,영호남 및 내륙지역을 잇는 김천~전주 및 광주~대구 간 철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이들 교통사업에 대한 우선순위 재원계획 등을 내년 중 수립할 예정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