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중앙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김경준씨 송환으로 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이명박 후보는 김씨보다 더 믿을 만하다는 응답을 듣고 있어 지지 기반을 확고히 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명박,전라ㆍ충청권에서만 2위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는 38.5%로 2위인 이회창 무소속 후보(20.6%)의 지지도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3위를 차지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12.5%)보다는 지지자가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박 후보는 성별과 연령대에 관계없이 1위를 달렸다.

연령대별로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는 20대(19세 포함) 38%,40대 37%,50대 이상 45.6% 등 2위와의 격차가 컸다.

다만 30대에서만 지지율이 30.5%로 2위 이회창 후보(24%)를 약간 앞서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도 이명박 후보는 서울(41.9%) 인천ㆍ경기(46.5%) 부산ㆍ울산ㆍ경남(38%) 대구ㆍ경북(51.2%) 등에서 압도적 1위였다.

다만 광주ㆍ전라 지역에선 15.3%로 정 후보(48.9%)에 한참 뒤처지는 2위,대전ㆍ충청 지역에서도 22.1%로 이회창 후보(38.5%)에 밀렸다.


◆후보 자질보다는 능력을 선호

차기 대통령의 자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이명박 후보에게 58.8점을 부여,1위로 평가했다.

2위는 이회창 후보로 53.3점,3위는 50.2점을 차지한 정 후보였다.

문 후보(49.5점) 권 후보(43.5점) 이인제 후보(35.4점) 등은 50점을 넘지 못했다.

자질 평가에서 이명박 후보는 포용력이 많을 것 같은 사람과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도덕적일 것 같은 사람을 묻는 항목에선 4위(11.4%)로 밀렸다.

이 항목에서 1위는 문 후보(25.1%)였으며 2위와 3위는 각각 이회창 후보(19.8%)와 정 후보(13.5%)였다.

국정 수행 능력 측면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다른 후보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명박 후보의 종합 평점은 64.9점이었으며,이회창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58.2점과 51.7점이었다.

한편 대통령 후보의 자질과 능력 중 어느것이 중요한가에 대한 답변으론 능력을 꼽은 사람(62.6%)이 자질을 선택한 사람(36.5%)보다 훨씬 많았다.

◆신뢰도 이명박>김경준

BBK사건과 관련해 대선을 앞두고 김씨를 국내로 송환한 것에 응답자들의 48.5%는 '정치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답했다.

이는 송환에 대해 '잘한 일이다'라고 답한 42.6%를 웃도는 것이다.

검찰의 중간조사 발표 시기와 관련해선 '대선 이전에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71.9%로 '대선 이전에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 21.1%를 압도했다.

BBK와 관련한 이면계약서에 대해선,'이면계약서가 있을 것이다'는 응답이 49.9%로 응답자 두 명 중 한 명이 이명박 후보에 대해 불투명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면계약서가 있다면 위조되었을 것이다'는 응답은 29.2%였으며,모르겠다고 답했거나 무응답 비율은 20.8%였다.

BBK사건과 관련해 신뢰도 측면에선 검찰이 58.9점을 얻어 이명박 후보의 48.4점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의 신뢰도는 김경준ㆍ에리카 김의 43.7점을 앞서는 것이다.

결국 김씨 말보다는 이명박 후보 말을,이명박 후보 말보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더 신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