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즈 샤리프 전 파키스탄 총리(57)가 7년간의 망명생활을 접고 귀국하면서 파키스탄 정국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샤리프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펀자브주 라호르의 알라마 이크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3일 비상사태를 선포한지 3주가 넘었지만 24일 최소한 35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총선 참여를 선언한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샤리프까지 전격 귀국함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은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샤리프가 부토 전 총리와 함께 ‘반(反) 무샤라프 연대’를 구축, 총선 거부 투쟁에 나설 지 주목된다.

샤리프는 199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지낸 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 2000년 망명길에 올랐다.

한편 이날 샤리프를 지지하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당원들과 지지자 수천명이 공항으로 몰려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