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박병원 회장은 지난 5월부터 사외이사들과 함께 매달 받는 급여를 쪼개 우리금융 주식을 100여주 남짓 소량씩 사들이고 있다. 회사에 기여하자는 뜻으로 이렇게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박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지난 21일에 매입한 자사주 관련 공시가 올라왔다. 지난 5월 이후 벌써 7개월째다. 과연 투자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박 회장의 매입 공시 기록을 들여다 봤다.

26일 현재 박회장이 보유한 우리금융주식은 총 1000주. 비용은 모두 2086만8500원이 들었고, 한 주당 평균 매입 단가는 2만868.5원으로 계산된다.

재미있는 것은 8월부터 매입한 주식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에 130주(주당 2만2,800원), 6월에 120주(2만3900원), 7월에 120주(2만4300원)를 사들였다. 이어 8월에는 140주(주당 2만1500원), 9월 150주(2만350원), 10월 160주(1만9300원), 11월 180주(1만6500원)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듯이 우리금융 주식을 매달 약 300만원어치씩 사고 있다. 8월 무렵부터 지금까지 우리금융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주식수가 증가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눈물의 세월을 보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이 반영되는 등 3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부진함을 보였고, 올해 안에 정부의 지분 중 일부가 매각될 예정이어서 물량부담(오버행)이 남아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회장의 현재 투자수익률은 역시 ‘마이너스’였다. 7개월간 평균 매입단가 2만868.5원을 우리금융의 지난 23일 종가인 1만7050원에 대입해 계산해보니 투자수익률은 -18.3%로 나왔다.

박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임기 동안은 꾸준히 적립식으로 매입을 할 계획이라 하니, 당분간은 적립식투자의 강점인 ‘저가매수 기간’으로서 의미를 둬야 할 모양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