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해'.라이토가 데스 노트에 죽일 사람을 써 내려가는 이유다.

실제 경찰도 쩔쩔매는 사건들을 라이토가 나서 척척 해결해 준다.

법이 무용지물처럼 느껴지는 요즘,젊은 청년이 직접 범죄자를 처단해 가는 일본 영화 '데스 노트'에 대리 만족을 느꼈을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라이토의 참패로 막을 내린다.

수사본부장인 그의 아버지는 "비록 부족하지만 사회 정의를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의 대가가 법"이라며 라이토의 정의실현 방식을 '독선'이라고 일축한다.

한나라당이 "BBK 사건에 대한 사법적 공방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더 이상의 진실 게임이나 법적 공방을 벌이지 않고 검찰 수사 결과를 묵묵히 지켜보겠다는 얘기다.

의도야 어찌됐든 일단은 환영할 만하다.

정치권은 그동안 죽기살기로 무차별 폭로전을 펼쳐 왔다.

마치 자신들이 정의의 사도인 양 설쳐 대는 바람에 진실과 의혹이 뒤엉켜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다.

검찰에 대한 유·무형의 압력도 서슴지 않았다.

이제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때다.

'떡값 검사'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곳은 검찰뿐이지 않은가.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