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전향 후 2년 동안 OB는 딱 두 번 냈어요."

20세가 채 안 된 나이에 시즌 9승을 거두고 통산 상금 10억원을 돌파한 신지애(19ㆍ하이마트)의 강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샷 구사능력도 뛰어나지만 심리적인 면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른바 '멘탈'이 뛰어나다는 것.

신지애는 프로데뷔 때부터 스포츠심리학 전문가인 우선영 박사의 도움으로 골프에 심리학을 접목하고 있다.

연습과 함께 '이완 훈련'과 '심상 훈련'(이미지 트레이닝)을 되풀이한다.

이완 훈련은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신체적 훈련과 '호흡법'을 통해 초조함이나 불안감을 해소하는 정신적 훈련으로 나뉜다.

심상 훈련은 플레이하게 될 홀을 실전과 똑같이 돌아보는 것.머릿속에 골프장 이미지만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그 홀의 바람 잔디상태 경사도 그린모양 등 모든 것을 떠올려 실제 샷을 하는 것과 같은 스피드나 감각으로 '이미지 샷'을 한다.

특히 대회 전날엔 잠자리에 들기 전 마음속으로 라운드를 한다.

18개홀을 차례차례 떠올리고 볼이 떨어질 곳을 그려본다.

물론 다음날 실전 라운드에서는 이를 그대로 대입시킨다.

중압감이 심하거나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에도 외부 상황에 영향을 덜 받아 샷이 한결 수월해진다고 한다.

신지애는 "이런 심리 훈련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좋은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면 실제 결과도 좋아진다"고 말한다.

대회에 나가서는 당일 컨디션과 코스상태에 따라 목표 스코어를 정한다.

특히 경쟁자의 스코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그리고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최종일 4언더파를 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해요.

그날 목표만큼 스코어를 냈는데도 우승하지 못하면 우승 인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제 목표만 생각하고 치면 우승이 따라오더라고요."

우승,특히 역전 우승을 자주 하다보니까 상대선수들이 그녀를 의식하고 제풀에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우승→멘탈 강화→또 다른 우승'의 선순환 고리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멘탈이 강한 또 다른 이유는 긍정적 자세다.

그는 "몸은 마음 먹은 대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샷을 할 때는 '원하는 지점에 떨어질 것'이라고 연상하고,퍼트할 때는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결과도 뜻한 대로 되는 수가 많다는 것이 그녀가 터득한 경험법칙이다.

"샷을 할 때는 거의 아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굳이 있다면 '리듬'과 '템포'지요.

아마추어 골퍼들도 특정상황에서 볼을 멀리 보내려고 스윙이나 폼을 달리하지 말고,평상시의 리듬과 템포대로 스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