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너지 효율화 노력‥소비자들 값비싸도 절전형 제품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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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부 도쿠시마현 산촌 마을인 가미이타의 주민 1만3000여명은 지난 겨울을 난방없이 지냈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취지에서 추위를 참았다.
관공서에서도 난방을 모두 끄고 직원들은 외투를 입은 채 근무했다.
또 자동차 공회전 안하기 운동에 동참해 지금도 신호등 앞에 멈춰서면 엔진을 끄는 사람들도 있다.
가미이타 관청의 이와제 다카오 행정국장은 "겨울철 청사 난방을 꺼서 하루 10만엔(약 87만원)을 절약했다"며 "석유가 나지 않는 일본에서 에너지 절약은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가미이타 사례는 일본의 '에너지 구두쇠' 전략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전국민 절약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에너지 효율도 높이고 있다.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절약 시책에 기업과 국민들이 불만 없이 동참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고유가 시대에도 일본 경제가 끄떡없는 비결이 여기 숨어 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1979년 에너지 절약 기준을 규정한 '에너지 절약법'을 만드는 등 일찍부터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정부는 올 3월에도 향후 10년간 에너지 기본 정책이 될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원자력 발전 촉진과 신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원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신에너지의 경우 태양전지 연료전지 축전지 등의 신기술 개발에 주력,미국과 유럽의 경쟁국을 한발 앞서가고 있다.
운송 부문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업 및 대학교 등과 손잡고 바이오 매스 연료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국민들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7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주도로 36개 업종,137개 업체가 에너지 절약 기술개발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자주행동계획'을 발표한 뒤 기업들은 매년 이행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도요타자동차는 연비 개선을 위해 자동차를 지금보다 10% 정도 가볍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혼다는 대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태양광발전 패널 공장을 지난 10월부터 가동했다.
도시바는 전력 소비량을 백열등의 7분의 1로 줄 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장에 최근 진출했다.
마쓰시타전기도 1996년 제품에 비해 전력 소비량을 40~50% 줄인 에어컨을 새로 개발했다.
내년까지 주요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이도록 돼 있는 정부의 새 절전기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에너지 절약을 개인의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가전업체들이 내놓는 각종 절전용 신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비싼 데도 소비자들은 절전용을 구입한다.
'60% 절전'을 내세운 캐논의 절약형 프린터보다 값싼 기종은 많지만 이 절전형은 늘 베스트셀러다.
일본인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미국인의 절반에 불과한 건 우연이 아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일본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 국가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며 "그런 악몽을 경험하면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적도 있었지만 정부의 에너지 절약운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취지에서 추위를 참았다.
관공서에서도 난방을 모두 끄고 직원들은 외투를 입은 채 근무했다.
또 자동차 공회전 안하기 운동에 동참해 지금도 신호등 앞에 멈춰서면 엔진을 끄는 사람들도 있다.
가미이타 관청의 이와제 다카오 행정국장은 "겨울철 청사 난방을 꺼서 하루 10만엔(약 87만원)을 절약했다"며 "석유가 나지 않는 일본에서 에너지 절약은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가미이타 사례는 일본의 '에너지 구두쇠' 전략을 잘 보여준다.
일본은 전국민 절약운동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에너지 효율도 높이고 있다.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절약 시책에 기업과 국민들이 불만 없이 동참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고유가 시대에도 일본 경제가 끄떡없는 비결이 여기 숨어 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1979년 에너지 절약 기준을 규정한 '에너지 절약법'을 만드는 등 일찍부터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정부는 올 3월에도 향후 10년간 에너지 기본 정책이 될 '에너지 기본계획'을 확정,원자력 발전 촉진과 신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원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신에너지의 경우 태양전지 연료전지 축전지 등의 신기술 개발에 주력,미국과 유럽의 경쟁국을 한발 앞서가고 있다.
운송 부문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업 및 대학교 등과 손잡고 바이오 매스 연료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 국민들도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7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주도로 36개 업종,137개 업체가 에너지 절약 기술개발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자주행동계획'을 발표한 뒤 기업들은 매년 이행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도요타자동차는 연비 개선을 위해 자동차를 지금보다 10% 정도 가볍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혼다는 대체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태양광발전 패널 공장을 지난 10월부터 가동했다.
도시바는 전력 소비량을 백열등의 7분의 1로 줄 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장에 최근 진출했다.
마쓰시타전기도 1996년 제품에 비해 전력 소비량을 40~50% 줄인 에어컨을 새로 개발했다.
내년까지 주요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이도록 돼 있는 정부의 새 절전기준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에너지 절약을 개인의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때문에 가전업체들이 내놓는 각종 절전용 신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비싼 데도 소비자들은 절전용을 구입한다.
'60% 절전'을 내세운 캐논의 절약형 프린터보다 값싼 기종은 많지만 이 절전형은 늘 베스트셀러다.
일본인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미국인의 절반에 불과한 건 우연이 아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일본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 국가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진 적이 있다"며 "그런 악몽을 경험하면서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