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지수의 반등폭이 사상 2번째로 컸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주 120일선이 일시에 무너지며 과도하게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가 완화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이날 급등으로 인해 1800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향후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예상된다.

당분간 1800~2000을 횡보하는 장이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술적 반등,본격 상승 일러"

이날 반등은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확산되며 그간 과도하게 하락한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지난 주말 미래에셋에 대한 루머 확산으로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이날 반등폭도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석규 교보투신운용 대표는 "코스피지수 120일 이동평균선(1870선)이 일시에 무너지며 급락세를 보인 데 대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며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진입 여부는 좀더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대표도 "지난 주말 장에서 반등이 나타나야 했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행매매 루머로 인해 오히려 하락한 게 이날 반등폭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의 소비동향이 예상보다 좋았던 점도 이날 반등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견조한 소비가 미국 경기에 대한 걱정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며 이날 소폭이나마 외국인 순매수의 원동력이 됐다"고 풀이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일선이 위치한 1730을 저점으로 상승 반전한 점을 볼 때 과도한 하락에 대한 반작용"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초반으로 하락해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2000 안착 시도



전문가들은 본격 상승을 말하기는 아직 이른 시기라며 코스피지수 2000에 안착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지난 5개월 동안 2000시대를 열기 위한 과정이 전개됐다"며 "지금까지 2번 2000 안착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제 3번째 도전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와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2000시대 개막의 걸림돌이지만,시간이 지나면 안착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인플레가 본격화될 경우 대세상승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인플레 위험도가 6개월 전보다 높아지긴 했지만,아직 대세상승 구도를 무너뜨릴 정도는 못 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1800~2000선의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함 대표는 "낙폭이 컸던 조선 철강 건설 화학 기계 등 기존 주도주가 하락폭을 일부 만회하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또 "연말에는 외국인이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화를 하기 힘들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단기적인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