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6일 김용철 변호사의 의혹 제기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내용들로 왜곡ㆍ과장된 것"이라며 "향후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정면 반박했다.

삼성은 김 변호사가 제기한 8가지 의혹을 반박하는 A4용지 5장 분량의 자료를 냈다.

삼성은 먼저 '삼성물산을 통한 비자금 조성'에 대해 "13년 전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삼성SDI의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비자금 조성은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김 변호사가 공개한 '메모랜덤' 내용은 장비를 도입할 때 수수료 외에 샘플제작 비용이나 가동 비용 등 제반 경비를 포함시켜 지급하는 게 관례"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비자금을 이용한 해외 고가 미술품 구입'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미술품 구입에 쓰이는 자금은 모두 리움미술관 자금이거나 홍 관장 개인 돈으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다만 '행복한 눈물'이란 작품은 홍 관장이 서미갤러리 측의 요청으로 2~3일 집에 걸어뒀던 적이 있으나 (홍 관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서미갤러리 측에 다시 되돌려 줬다"며 "현재 이 그림은 서미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중앙일보를 위장 계열분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1997년 중앙일보 계열분리 당시 금융당국으로부터 철저한 조사를 받은 사안"이라며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은 '삼일회계법인의 분식'과 '김&장 법률사무소의 불법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분식회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장에 대해서도 수십억원을 자문료로 지급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분식회계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2000년 삼성중공업 삼성항공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조 단위의 분식회계를 처리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당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회사의 매출은 1조원 안팎에 불과했다"며 "김 변호사 주장대로라면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액(9800억원)보다 분식 규모가 더 크다는 얘기인데,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을 고위 임원들이 차명 관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 측은 "김 변호사의 추측에 불과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그룹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거론된 지승림 전 부사장은 본인 명의로 삼성생명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주식을 보유했다고 시인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