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롱코트를 꺼내 입을 작정이었다면 잠시 미뤄두는 게 좋겠다.

남성과 여성 코트의 트렌드가 무릎 위 짧은 스타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여성 코트는 길이가 엉덩이 선에서 그치는 것도 나와 있고,남성 코트 역시 허벅지 선이 대세다.

◆어깨는 좁고 아랫단 넓어지는 'A'자 라인 유행

여성 코트는 밑단이 무릎 위로 올라왔을 뿐만 아니라 소매 길이도 짧아지고 있다.

종류는 여러 가지다.

일자 소매에서 길이만 잘라낸 스타일,접은 것처럼 보이는 롤업 스타일,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스타일,주름을 잡아 풍선처럼 만든 스타일 등 다양하다.

코트 모양도 변했다.

1∼2년 전만해도 벨트로 허리를 잘록하게 묶어 날씬함을 강조한 코트를 선호했지만 올해는 어깨가 좁고 아랫단은 넓어지는 'A 라인'이 대부분이다.

언뜻 임신복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래쪽이 넓게 퍼지는 스타일이다.

짧은 코트는 롱코트와 달리 이너웨어(코트나 재킷 안에 입는 니트나 스웨터 등)와 하의가 다 드러나는 만큼 다른 옷과 잘 어울리게 입어야 한다.

코트가 작고 짧기 때문에 풍성한 스웨터를 안에 입거나,허리선이 매우 낮은 골반 바지를 선택하면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소매가 손등까지 내려오는 긴 소매의 스웨터나 니트가 가장 좋고,좀 더 멋을 내고 싶으면 소매에 장식이 있는 블라우스를 입으면 된다.

화려하게 보이고 싶으면 짧은 소매의 니트를 입은 뒤 긴 가죽장갑이나 털실 등으로 짠, 따뜻한 느낌의 토시(워머)를 끼면 된다.

코트와 이너웨어의 색을 맞춰주는 것도 중요한데,검정과 흰색 등 완전히 반대되는 보색으로 맞추거나,비슷하지만 다른 색으로 입는 '톤-온-톤'(tone-on-tone)으로 맞춰주면 된다.

상의(코트)가 A라인인 만큼 하의는 H라인(일자)으로 입는 것이 어울린다.

일자 치마나 바지가 좋고,주름치마라도 엉덩이 선은 붙으면서 그 아래부터 퍼지는 스타일이 적당하다.

코트가 귀엽고 발랄한 스타일인 만큼 액세서리도 경쾌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마무리한다.

◆남성 밀리터리 룩(Military look) 유행 예감

남성 코트에 대해 노소영 삼성패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고전과 현대적인 감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밀리터리룩 영향을 받은 코트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은미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트렌치 코트를 응용한 디자인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블코트 형태로 견장,허리끈 등의 디테일을 살린 세련된 실루엣의 코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트렌치코트는 영국 군복에서 유래한 패션이다.

허리 선이 잘록하게 들어간 실루엣이 강조된 수트가 보편화되면서 코트도 보다 슬림해지고 가벼워지고 있다.

길이는 6∼7부로 무릎 위나 허벅지 중간 정도까지 짧아졌다.

슬림한 코트에는 슬림한 정장을 함께 입는 것이 좋다.

화이트 셔츠에 네이비 컬러나 줄무늬 없는 타이를 매면 깔끔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트렌치코트 스타일의 코트엔 검정이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아이보리색의 터틀넥 니트를 입고,하의는 회색이나 베이지색 바지를 입으면 잘 어울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