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메르트-압바스와 연쇄 회동, 협상 독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잇따라 만남으로써 7년간 중단됐던 중동평화협상을 재출범시키기 위한 중재노력에 본격 착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올메르트 총리, 압바스 수반과의 연쇄 회담에 이어 저녁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국무부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으며, 27일엔 아나폴리스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연설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협상 대표들은 아나폴리스회의 개막 하루를 앞두고 공동합의문 도출을 위한 협의를 계속,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으나 7년만에 재개되는 중동평화 협상이 최종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올메르트 총리와 회담한 뒤 "당신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평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보기 위해 진지한 대화를 계속 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으며 올메르트 총리는 "우리와 팔레스타인이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는 회의에 많은 국가들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화답했다.

올메르트는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별개로 보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부터의 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협상 타결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메르트에 이어 부시를 만난 압바스 수반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간에 평화협정을 도출할 수 있는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독립국가 수립 협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커다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들은 이날도 협상을 계속, 그동안 중단됐던 평화협상을 재개하는 문제와 관련,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양측이 밝혔다.

마크 레게브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협상팀이 공동문건 합의를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레게브 대변인은 그러나 양측이 향후 협상 과정의 개략적인 내용을 정한 문건의 최종안에 합의했다는 팔레스타인측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다소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측 협상대표인 야세르 아베드 랍보는 지난 수 주간 공동문건에 대해 협의해, 최종안에 합의했다면서 협상 로드맵과 국제적 해결책에 대한 문건이 26일 오후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아베드 랍보 대표는 핵심이슈인 예루살렘의 법적 지위나 향후 팔레스타인 국가의 국경, 팔레스타인 난민 처리문제 등에 대한 협상은 이틀 후인 28일 워싱턴에서 공식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아나폴리스회의에서 공식 채택할 합의문에는 2009년 1월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목표로 한 평화협상을 공식 개시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영토나 난민귀환 문제, 동예루살렘의 지위 등에 대해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지 표명 이상의 내용이 담길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김병수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