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많아 투표용지가 길어지고 홍보책자가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종이를 공급하는 제지회사가 반짝특수를 누리고 있다.

투표용지는 무림SP와 한솔제지가 생산하는 특수지로 만들어진다.

27일 무림SP와 한솔제지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12명의 후보가 출마해 투표용지가 길어지고 유권자가 늘어남에 따라 투표용지 공급량이 2002년 대선에 비해 약 20% 늘어날 전망이다.

7명이 대선 후보로 출마한 2002년의 경우 투표용지 크기가 가로 10㎝×세로 15.6㎝ 였으나 올해는 후보자가 많아 세로 길이가 22.1㎝로 6.5㎝나 길어졌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했다.

후보자 1명에게 인주를 찍을 수 있는 아래 위 공간은 1.3㎝.

또 올해 부터 투표자격이 부여되는 연령이 19세로 낮춰지는 등 유권자들이 2002년 대선 때보다 약 260만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총 투표용지 공급량은 2002년 대선 당시 90t보다 많은 110t정도로 추정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2002년 대선에 투표용지 전량을 공급했던 무림SP는 올해는 전체 공급량의 70%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20~30%는 한솔제지가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실제 유권자 약 3767만명 분의 투표용지 무게는 83.1t에 달한다.

무림SP가 공급하는 투표용지는 전자개폐기에서 자동계수가 잘 되고 인주를 찍었을 때 번지지 않도록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를 획득한 종이로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첫선을 보였다.

무림SP 관계자는 "투표용지는 일반종이와 달리 두께가 균일하고 평활도(평평한 정도)가 높으며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아 전자판독 오류를 방지할 수 있도록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며 "이에 따라 가격도 t당 170만원 선으로 일반 아트지(인쇄용지)보다 약 1.5배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거에 사용되는 전체 종이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2002년 대선의 경우 선거벽보,홍보책자,개별후보 홍보인쇄물 등에 약 5000t 정도의 종이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올해 대선에는 약 1만1000t 정도로 종이 수요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