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2012 엑스포 유치] (이모저모) 1차투표 예상밖 접전 한때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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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42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한국(여수)이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경쟁국인 모로코(탕헤르)를 누른 순간, 파리 현지 300여명의 대표단은 일제히 환호성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총회를 며칠 앞두고 모로코 국왕이 직접 나서 한국을 위협해 온 상황에서 건진 승리여서 그 기쁨은 더욱 컸다.
○…1차 투표 결과가 여수 68표,탕헤르 59표로,표 차이가 9표밖에 안나는 것으로 나오자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등 유치위 관계자들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며 바짝 긴장했다.
당초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는 1차 투표에서 20표 이상 차이가 나야 '안정권'이라고 판단했었다.
여수가 68표를 얻은 것은 "1차 투표에서 78표를 얻을 것"이라던 현대.기아차의 판세 분석과도 큰 차이가 있었다.
강 장관은 여수 유치가 확정된 이후 "등골이 오싹했다"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유치위는 폴란드 브로츠와프를 지지했던 표가 여수로 쏠린 게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여수가 2차 투표에서 1차보다 9표를 더 얻은 반면,탕헤르는 4표가 늘어나는 데 그친 것.김재철 유치위원장은 "2차 투표에서 동유럽 국가들이 한국과의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여수에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프랑스대사관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외교 역량도 돋보였다.
프랑스대사관 내 현지 대책본부가 중부유럽의 폴란드 지지국을 상대로 "1차에서는 폴란드에 투표하더라도,2차에서는 한국을 밀어달라"는 전략을 미리 세워둔 게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모로코 폴란드 등 3개국의 불꽃 튄 프레젠테이션(PT) 경쟁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모로코는 떠들썩한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무용으로 흥을 돋워 총회장이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게 해 한국 대표단을 긴장시켰다.
한국은 지구온난화 등 여수박람회의 주제를 홍보 영상을 통해 차분히 강조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PT 마지막 부분에는 리틀엔젤스 합창단이 촛불을 들고 등장해 'We are the world'를 깜찍하게 부르자 참석자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PT에 직접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의 외국어 실력도 화젯거리가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유창한 영어와 불어로 연설을 해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영어야 문제가 안됐지만,불어가 문제였다.
한 총리는 유치 확정 후 "불어로 연설하려고 100번쯤 연습했다"며 "그런데 연설 이후 BIE 대표들이 불어로 자꾸 말을 걸더라.그래서 못 들은 척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한 총리는 PT를 위해 연단에 오르기 직전까지 연설 문안을 꼼꼼히 들여다보며 맹연습을 했다는 후문이다.
파리=김동욱/송종현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