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27일 은행 및 증권 계좌 4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과 굿모닝 신한증권 도곡동 지점 등에서 실제로 임원 명의를 도용한 계좌를 개설,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김수남 특수본부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법원으로부터 고발인이 제시한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각종 금융거래 내역과 일부 임원의 특정기간 금융거래 정보 등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삼성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중요 참고인인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출석해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이며 정확한 시기는 김 변호사와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김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추가 폭로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사용 및 분식회계,그룹 총수 일가의 차명자산 운용 등에 대해서는 수사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검사는 "관계자 소환조사나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수사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해 조만간 삼성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나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워낙 관련된 기업이 많고 폭로 내용도 범위가 넓은 점을 감안,우선 순위를 판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참여연대 관계자들은 특본을 방문,"수사를 공정하게 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나 검찰은 이와 관련,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 관련 협의를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민제/정태웅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