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2012 엑스포 유치] 기업들 전방위 경제외교가 승리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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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가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까지의 과정은 140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상대로 정ㆍ재계,여수시 등을 비롯한 온 국민이 염원을 담아 유치활동을 펼쳐온 '500일간의 대장정'이었다.
정부와 재계는 작년 5월22일 엑스포 유치신청서를 낸 뒤 같은 달 말 유치위원회를 조직, 이후 공식 외교채널은 물론 물밑 네트워크를 활용한 외교전을 펼쳐왔다.
재계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지원에 나섰고, 여수 시민들은 뜨거운 유치 열기로 화답했다.
유치위 관계자는 "정부의 공관이 설치돼 있지 않은 국가에는 별도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재계 인사들을 투입하는 등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표밭을 다진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총력외교' 나선 정부
정부는 외교 총력전을 펴는 등 여수 엑스포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했다.
정부 수석 대표인 한덕수 총리는 지난 9월 유럽 4개국을 순방,현지에서 45개국 BIE 회원국 대사들을 네 차례에 걸쳐 초청해 지지를 호소했다.
외교부도 지난 10월 파리의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 조태열 통상교섭조정관(차관급)을 대책본부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팀을 급파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은 지난 5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유치사절단으로 나서 19개국을 순방했다.
외교부와 산자부 등도 경제협력단을 꾸려 중남미 3개국을 돌며 유치활동을 벌였다.
◆'민간외교' 펼친 기업들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삼성 SK LG 한진 등 대다수 기업들이 유치활동에 뛰어들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글로벌 무대에서 쌓은 국제적 인지도와 네트워크 등을 십분 활용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유치활동의 선봉에 섰다.
여수 세계박람회 명예유치위원장인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전체가 '여수 엑스포 유치 비상체제'로 전환,세계 190여개국의 딜러 1만여명을 유치활동에 동원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부터 매달 한 번꼴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출장에 나섰다.
정 회장의 출장거리는 총 12만6153㎞.여수 엑스포를 위해 지구를 세 바퀴나 돈 셈이다.
그는 파리 슬로바키아 체코 터키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8개국을 돌며 각국 정부 고위급 인사 150여명과 만났다.
정 회장은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된 직후 "국민들의 염원이 이뤄낸 결실"이라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SK LG GS 금호아시아나 한진 등도 주요 계열사를 통해 엑스포 유치를 적극 지원했다.
삼성에서는 여수엑스포 유치위 부위원장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열린 한ㆍ일 재계회의에서 유치활동을 펼쳤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9월 초 주요 투자국인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등을 방문해 '엑스포 표심잡기' 활동을 벌였다.
최태원 SK 회장도 발로 뛰었다.
중동 페루 등 해외 출장 때마다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각국 인사들에게 여수 엑스포를 설명했다.
SK그룹은 여수 엑스포 유치활동에 총 17억원을 지원했다.
LG그룹은 김종은 LG전자 유럽총괄 사장이 파리 현지에서 유치활동을 도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베트남을 방문,팜자키앰 부총리 겸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여수 지지를 당부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국제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의 리더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각국 주요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지원을 요청했다.
대한항공은 BIE 총회에 참석하는 유치단을 위해 특별 전세기를 편성하기도 했다.
여수에 사업장을 둔 GS칼텍스는 허동수 회장이 직접 나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을 대상으로 득표 활동을 지원했다.
이건호 기자/파리=김동욱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