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이 경쟁력이다] 존 대너 美 UC버클리 교수 "기업 사회적 기여활동 실익으로 돌아와"
"수익과 사회 기여활동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사회적 기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결과적으로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피드백되고 있습니다."

미국 UC버클리 하스비즈니스스쿨의 존 대너 교수는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다음 세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너 교수는 이날 서울 연세대에서 노동부ㆍ아름다운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희망제작소가 주관한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 혁신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다음은 대너 교수와의 일문 일답.

―어떤 기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나.

"통일된 기준은 없다.

기업이 재무적인 이익을 뛰어넘어 소외계층 지원,친환경 경영 등의 공익을 추구한다면 사회적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좀더 좁은 의미에서는 환경 반부패 등을 규정한 UN '글로벌컴팩트'(인권,환경 등의 확산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 협의체)의 10대 원칙,미국 다우존스 지수의 하부 지표인 지속가능성지수 등을 잘 지키는 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익을 추구하는 게 기업의 본질이고 사회적 책임은 부가적 기능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종전 기업 역할론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

기업인 중 상당수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빈부 격차 등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도 사회적 기업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실제 과거엔 상품을 만들어 팔면 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환경 등) 제품의 사후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사회 공익에 대한 기여 활동이 해당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기업 이미지,브랜드 가치 등 수치로 따지기 힘든 부분에서 상당한 실익을 얻는다.

상장사 주가를 결정하는 1차적인 요인은 물론 재무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환경 경영 등 사회적 책임 활동을 통해서 얻는 브랜드,명성,고객관계 등도 손에 잡히지 않는 혜택이다.

주가의 30~50%가량은 이들 비계량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기업들이 현재를 넘어 미래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

한국만의 독특한 사회적 기업 형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각을 국경 너머로 돌려야 한다.

한국형 모델을 잘 정착시킬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구글은 좋은 사례다.

이익이 나는 사업뿐만 아니라 비영리적인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특히 구글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는 전 세계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각종 포럼을 열어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