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과 주택시장 침체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급기야 백악관 경제보좌관의 입에서 "침체 가능성이 1년 전보다 높아졌다"는 발언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앨런 허바드 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CNBC-TV 회견에서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1년 전에 비해 분명히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은 50% 미만"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 입에서 이 같은 부정적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에서도 미국의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도널드 콘 FRB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대외관계 위원회에서 "신용경색 사태가 지속될 경우 가계와 기업의 자금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FRB가 금리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좀더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고개를 가로저었던 기존의 FRB 입장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날 나온 각종 경제지표들도 미국 경제에 대해 '적신호'를 울려댔다.

뉴욕의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7.3을 나타내 2005년 가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가 발생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S&P/케이스-쉴러의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3분기 미국의 집값은 작년 동기보다 4.5% 하락,조사가 시작된 1988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2001~2006년 연평균 성장률(2.7%)보다 떨어진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FRB가 내년 중순까지 현 4.5%인 기준금리를 3%까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경기 침체가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의 신용경색 현상을 우려하면서 "심각한 재난"이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일본 은행들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해 입은 피해는 일본의 2007회계연도(내년 3월 말 종료)에 모두 6260억엔가량인 것으로 추산됐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