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부터 강한 상승흐름을 보여온 국내 경기가 다시 살엄음판 위를 걷기 시작했다.

고유가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세계시장의 침체 가능성 등 온갖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기업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어서다.

10월 산업활동만을 놓고 보면 경기흐름은 여전히 괜찮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중 산업생산은 수출 호조에다 추석연휴가 올해 없었던 효과까지 겹쳐 1년 전보다 17.8% 늘었다.

반도체 및 부품(30.7%)과 자동차(24.5%) 기계장비(16.2%) 생산이 늘어난 덕분이다.

9~10월 평균으로 보더라도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비 9.1% 늘어나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소비재판매도 1년 전보다 7.9% 늘어났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경기 침체와 내수출하 부진으로 인해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2개월째 내렸다.

그러나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오르며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 흐름이 괜찮을 것이라는 예고다.

문제는 경제주체인 기업들의 심리가 최근 들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BSI)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전망치는 99로 전분기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환율 하락과 세계경기 침체 등 대외불안 요인이 엄습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1년 만에 기준치(100)밑으로 뚝 떨어졌다.

분야별로 보면 설비가동률(105)과 생산량(106)전망은 양호했으나 원재료 가격(44)과 경상이익(74)등이 저조했다.

물건을 많이 만들어 팔아도 수익을 낼 수 없는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은 내년 1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38.9%)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환율(20.0%)과 자금사정(15.3%) 임금 상승(7.9%)을 지적했다.

전경련이 매출액순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BSI도 103.4로 전달(112.4)보다 떨어졌다.

앞으로 경기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기업들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주요 연구기관 및 학계 인사들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한은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성태 한은 총재와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조하현 연세대학교 교수,최재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현오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