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세전이 본격화되면서 각 당의 선거 전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광고 등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다만 양당 대선후보들은 '싸움'은 당에 맡기고 '부드러움(정동영)，경제·민생(이명박)' 등 긍정적 이미지 심기에 나서는 '투트랙'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조직과 자금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맨투맨 표심잡기' 작전에 돌입했다.

◆"부정부패 백과사전"＝신당은 28일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선대위원장과 대변인은 물론 광고까지 총동원，네거티브 공세에 나섰다.

"걸어다니는 부정부패와 비리의 백과사전이자 실패한 CEO(최고경영자)"라고 규정했다.

한명숙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들이 이 후보에 대해 '부패해도 좋다,경제만 살려달라'는 식의 허상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당은 또 '군대는 안 갔지만 위장 하나는 자신있다'는 노골적인 문구와 이 후보의 사진이 함께 담긴 광고를 내놨다.

김현미 대변인은 "이 후보의 거짓말 시리즈를 매일 설명하겠다"고 예고했다.

네거티브에 주력하는 것과 관련，당의 한 관계자는 "BBK 의혹으로 5일 안에 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거짓말이 속속들이 알려지면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유세에서 "장남같이 따뜻이 안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유권자들과 포옹하는 등'부드러움'을 보여 주려 애쓰고 있다.

◆"정책 경쟁을"＝신당의 공세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책은 이른바 '무대응'과 '철저 대응'의 적절한 배합이다.

BBK 의혹에 대해선 무시하되,그 외의 공세엔 사법조치까지 동원해 강경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이날 신당의 광고 공세에 대해 중앙선관위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방호 선대본부장은 "여권은 이 후보를 비난하는 특별당보를 살포하고 있고 금도를 넘어선 비방전을 펴고 있다"며 "흑색선거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정책경쟁을 통해 승부를 겨루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광고는 '포지티브 캠페인'으로 가고 있다.

광고에는 "쓰잘데 없이 쌈박질 그만하고 경제 좀 꼭 살려라잉"이라고 말하는 욕쟁이 할머니와 마주보며 찍은 이 후보의 사진과 함께 정책 공약을 소개하고 있다.

이 후보의 행보도 철저하게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당＝네거티브,한나라당＝포지티브' 이미지를 고착시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1당 100명을"＝이회창 후보의 선거 전략은 대면 접촉이다.

'1당 100명'지침이 내려졌다.

지침서에는 또 "유권자 1명을 250명으로 생각하라"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1명의 표를 250표로 생각，깎듯하게 대하라는 뜻이다.

악수할 때 "황송하고 고맙다는 듯이 상대방 손을 샌드위치처럼 감싸라" "반드시 유권자와 눈을 맞추되 밝게 웃는다"는 등의 대면접촉 방법까지 소개했다.

인사할 때도 허리를 45~60도까지 깊게 구부리고 시선은 발 끝에서 1m 정도 앞에 두되 손을 엉덩이에 대선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