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빠른 속도로 물갈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국적의 전통적인 외국인은 대량 매도로 돌아선 반면 프랑스 등지의 새 얼굴이 매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증시가 이머징마켓 대표주자에서 선진증시로 진입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한국증시에 투자하는 미국 영국 국적의 기존 외국인은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수의 37%를 차지하는 최대 세력인 미국 국적 투자자들은 2006년부터 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조414억원어치를 털어낸 미국 투자자들은 올해 매도 규모를 10조2885억원(10월 말 기준)으로 대폭 확대했다.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는 것 아니냐는 '셀(sell) 코리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영국 투자자들도 올 들어 10월까지 6조7377억원어치를 처분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영국 투자자들은 2004년부터 4년 연속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기존 외국인의 이탈과는 달리 프랑스 스위스 등 새로운 국적의 외국인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프랑스 투자자들은 올해 외국인이 25조원에 달하는 매물공세를 펼치는 가운데서도 1조4696억원(10월 말 기준)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매수세를 강화해 지난 10월 중 9506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3개월 연속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스위스 국적 외국인도 10월 중 6306억원어치를 사들여 프랑스에 이어 월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 속에서도 한국증시를 밝게 보는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가 속속 입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가 선진시장으로 성장함에 따라 그동안 이머징마켓으로 보고 투자해온 미국과 영국 국적의 기존 외국인은 불가피하게 이탈하고 있지만 신규 진입하는 외국인도 많아 활발한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광엽/서정환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