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다음 달 5일 열기로 했던 이건희 회장의 취임 20주년 기념행사를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본지 11월21일 A15면 참조

삼성은 28일 "12월5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 계획이었던 이 회장 취임 20주년 기념식을 갖지 않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면서 "20주년 기념식 때 함께 실시하기로 했던 자랑스런 삼성인상과 신경영 특별공로상 시상식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취임 20주년 기념행사를 취소한 것은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조성 의혹 제기로 어수선해진 그룹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삼성은 당초 기념행사는 예정대로 개최하는 대신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지난 26일 이 회장 등 그룹 수뇌부가 출국금지를 당하자 취소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자랑스런 삼성인상과 특별공로상 시상식도 연기하기로 잠정 결정했으나 그룹 임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시기를 늦춰 연내에 시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20주년 기념행사 취소로 삼성그룹의 올 연말 및 내년 초 공식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12월로 예정돼 있던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도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매년 1월 초 신라호텔에서 개최해왔던 이 회장과 각 계열사 사장단과의 신년하례식 등도 취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