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위안화 환율변동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10차 중ㆍ유럽연합(EU) 정상급 회담에서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과 EU의 순회의장인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와 회동을 갖고 "중국은 시장의 기능을 확대하면서 환율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원 총리는 이어 "중국은 억지로 무역 흑자를 추구해 나가지 않을 것이며 내수를 늘리기 위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달러에 연동된 현재의 페그제를 변동환율제로 바꿀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환율 개혁은 독립적인 주도성과 통제성 점진성 등 3대 원칙 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환율 제도의 틀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무역 흑자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EU는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 확대와 위안화 가치의 신속한 평가 절상을 꾸준히 주문했다.

EU의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서는 올랐지만 유로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낮아 중국의 대EU 무역흑자 규모가 작년 1310억유로(약 180조원)에 달했다.

올해는 17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위안화 가치는 중국이 하루 변동폭 확대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달러당 7.384위안으로 전날보다 0.17% 오르며 환율 제도 개혁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