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자동차 영업을 했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고객을 상대하기는 처음입니다."

SK네트웍스가 수입차 병행수입을 개시한 지 9일째인 30일.서울 방배동 전시장에는 전화벨이 쉴새없이 울렸다.

2~3명 단위의 고객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양정회 세일즈 컨설턴트는 "수입차 대기 고객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114에서 안내해 주지 않는데도 본사 등의 문의를 통해 상담전화를 끊기 무섭게 또 다른 전화가 걸려온다"고 전했다.

SK네트웍스 서울 매장에는 BMW750Li 벤츠S550L 렉서스LS460L 아우디A6 등 고급 대형차 7대가 전시돼 있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 위해 차량 위에 기본 가격 및 옵션 가격을 눈에 띄게 배치한 게 특징.BMW3 시리즈 등 중소형 수입차도 일부 확보하고 있지만 전시공간이 협소해 안성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최승진 S모빌리언(SK네트웍스의 수입차사업 브랜드) 과장은 "사업 초기여서 인기 차종만을 골라 판매 중"이라며 "고객 반응이 워낙 뜨거워 현재 20여 명인 현장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지금까지 판매(계약 기준)한 차량은 사전예약분을 포함해 총 50여대.하루에 4~5건씩 꾸준히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약이 밀리다 보니 인기 차종인 벤츠의 경우 내년 3~4월은 돼야 고객 인도가 가능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계약 고객 중에는 50대 남성이 가장 많다.

판매 차량 대부분이 고급 대형차종 위주여서다.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 비중이 높으며,강남지역 거주자가 절반가량 된다.

최 과장은 "연말까지 150대를 판매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량이 달려 다음 달 중순은 돼야 차량 인도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그동안 우려 사항으로 지적돼온 애프터서비스(AS) 문제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SK네트웍스 측도 수도권에 서비스센터 3곳을 마련할 예정인데다 지방의 경우 자체 정비업소인 스피드메이트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인 심상권씨(55)는 "대기업 브랜드인데 AS도 잘 준비하고 있지 않겠느냐"면서 "그보다 일부 모델의 가격이 예상만큼 싸지 않은 게 불만"이라고 전했다.

김상호씨(37)는 "4000만~5000만원의 예산을 염두에 두고 매장에 들렀는데,대형 고가차량 위주여서 구매를 미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