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시스BBQ의 윤홍근 회장(52)이 30일 스페인 시민훈장을 받았다.

국내 외식업계 기업인으로는 처음이다.

이날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국왕을 대신해 시민훈장을 수여한 델핀 꼴로메 주한 스페인 대사는 "스페인에서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을 운영하는 윤 회장이 한국 및 해외 시장에서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을 뿐 아니라,한국과 스페인 간 경제 협력에 크게 공헌했다"고 말했다.

이 훈장은 지난 2월 스페인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것과 같은 최고 등급 훈장이다.

윤 회장이 올리브유를 사용한 치킨을 처음 내놓은 것은 2005년 5월.이미 기존 식용유로 튀긴 BBQ치킨이 맛을 인정받고 있었지만,트랜스지방에 대한 걱정으로 튀김요리를 꺼리는 세간의 인식을 바꾸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윤 회장은 "올리브유만이 사람이 먹어서 좋은 기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올리브유는 항암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관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일반 식용유에 비해 7배나 비쌌다.

"회사 내부는 물론 가맹점들도 모두 큰 폭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올리브유 치킨을 반대했지요.

올리브유로의 전환을 검토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3년간 30번 가까이 의사 결정을 했다가 번복하기를 거듭했습니다."

윤 회장은 그러나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과 대량 도입 계약을 맺으면서 신규 수요처 확보라는 점으로 설득,도입 가격을 크게 낮춰 가격 문제를 해결한 것.때마침 웰빙 붐이 일면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지만,올리브 과육 찌꺼기 때문에 저온에서 쉽게 타고 풀잎 냄새가 나는 등의 또 다른 문제가 뒤따랐다.

과육 찌꺼기를 제거하는 특수한 여과 방법을 개발하고,양파향을 첨가해 풀 냄새를 제거하면서 깔끔한 맛을 내기까지 피를 말리는 연구개발 '전투'가 이어졌다.

BBQ는 올리브유 치킨 덕분에 가맹점 매출이 평균 30%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스페인에서도 올리브유 치킨을 판매하는 가맹점이 이미 10개에 이른다.

올리브유 치킨은 국내 식용유 시장에 올리브유 바람을 몰고 왔다.

2004년 말 500억원에 머물던 국내 올리브유 시장이 지난해 2000억원 규모로 커지면서 식용유 시장 점유율도 90%를 넘어섰다.

윤 회장은 "건강에 좋은 올리브유를 대중화시켰다"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BBQ가 쓰는 올리브유 양은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입니다. 스페인으로부터 연간 5000t가량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수입하는데 현지 생산량의 5% 이상에 해당합니다."

윤 회장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가맹점이 1만개에 이를 2010년께 해외 증시에 우선 제너시스BBQ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증시 상장 때는 국내 가맹점주가 투자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그러나 "국내 증시 상장은 주주(투자자)와 가맹점주의 이익 균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5만개의 가맹점,연간 매출 50조원,로열티 수입 2조원을 달성해 맥도날드를 추월하고 삼성전자처럼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기업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해 6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글=오광진/사진=김병언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