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락세 반전 … 시장 급한 불은 일단 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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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돈가뭄' 해소때까진 불씨 여전
버냉키의 힘인가,아니면 한국은행의 힘인가.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기술적 반락인가.
연일 상승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가 30일 급격한 하락세로 돌변하자 채권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0.26%포인트,5년물도 0.25%포인트나 급락하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시장개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한은의 시장개입은 이미 예고됐던 만큼 오히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돌려놨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달러 유동성 완화 기대
버냉키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근거로는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스와프시장의 왜곡'이 최근의 금리 급등을 촉발시켰다는 점을 꼽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비정상적인 금리 폭등은 스와프 시장의 달러 공급 부족이 더 큰 원인"이라며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이날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신용 경색이 풀리면서 은행의 예금 이탈과 함께 최근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이 됐던 달러 부족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환경이 개선될 경우 최근의 금리 폭등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 국내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림세로 방향을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국고채 입찰도 영향
한국은행은 이날 국고채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당초 매입하겠다고 밝힌 1조5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2000억원만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은이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매도 물량이 적었다는 것은 '시장의 자금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은이 넉넉하게 돈을 풀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80%의 응찰률은 올해 한은이 실시한 국고채 단순 매입 평균 응찰률(22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낙찰 금리도 입찰 직전 시장금리인 연 5.94~5.98%(국고채 3년물 기준)에서 결정됐다.
전날 금리(연 6.03%)에 비하면 최고 금리 기준으로 0.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이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가격 하락)을 예상했다면 앞다퉈 보유 채권을 매각하려 했을 것"이라며 "응찰률이 낮았다는 것은 시장에서 현재의 채권 금리가 어느 정도 고점에 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불안감은 지속될 듯
문제는 시장의 심리다.
한은의 1조5000억원 국고채 매입 계획은 전날인 29일 발표된 것이었다.
이미 공개된 뉴스에 시장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막상 한은의 주문이 나오자 시장이 크게 움직였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심리가 불안하다는 얘기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과 내년 1분기까지는 기존에 은행들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수급구조상 금리가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가 폭락한 이날도 CD 금리는 0.02%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다만 내년부터 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바젤II가 시행돼 은행들이 대출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워지고,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보면 금리가 내려가야 하는데 수급이 꼬여 오르는 측면이 강하다"며 "내년 1분기가 지나 수급 압력이 약화되면 경기 요인이 부각돼 금리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버냉키의 힘인가,아니면 한국은행의 힘인가.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기술적 반락인가.
연일 상승세를 보였던 국고채 금리가 30일 급격한 하락세로 돌변하자 채권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3년물 국고채 금리가 0.26%포인트,5년물도 0.25%포인트나 급락하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시장개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한은의 시장개입은 이미 예고됐던 만큼 오히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 채권시장의 분위기를 돌려놨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달러 유동성 완화 기대
버냉키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근거로는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스와프시장의 왜곡'이 최근의 금리 급등을 촉발시켰다는 점을 꼽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비정상적인 금리 폭등은 스와프 시장의 달러 공급 부족이 더 큰 원인"이라며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이날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신용 경색이 풀리면서 은행의 예금 이탈과 함께 최근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이 됐던 달러 부족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환경이 개선될 경우 최근의 금리 폭등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 국내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에 금리가 내림세로 방향을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국고채 입찰도 영향
한국은행은 이날 국고채 매입 입찰을 실시한 결과 당초 매입하겠다고 밝힌 1조50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1조2000억원만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은이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매도 물량이 적었다는 것은 '시장의 자금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은이 넉넉하게 돈을 풀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80%의 응찰률은 올해 한은이 실시한 국고채 단순 매입 평균 응찰률(22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낙찰 금리도 입찰 직전 시장금리인 연 5.94~5.98%(국고채 3년물 기준)에서 결정됐다.
전날 금리(연 6.03%)에 비하면 최고 금리 기준으로 0.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이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가격 하락)을 예상했다면 앞다퉈 보유 채권을 매각하려 했을 것"이라며 "응찰률이 낮았다는 것은 시장에서 현재의 채권 금리가 어느 정도 고점에 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불안감은 지속될 듯
문제는 시장의 심리다.
한은의 1조5000억원 국고채 매입 계획은 전날인 29일 발표된 것이었다.
이미 공개된 뉴스에 시장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막상 한은의 주문이 나오자 시장이 크게 움직였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심리가 불안하다는 얘기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과 내년 1분기까지는 기존에 은행들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수급구조상 금리가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가 폭락한 이날도 CD 금리는 0.02%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다만 내년부터 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바젤II가 시행돼 은행들이 대출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기 어려워지고,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경기를 보면 금리가 내려가야 하는데 수급이 꼬여 오르는 측면이 강하다"며 "내년 1분기가 지나 수급 압력이 약화되면 경기 요인이 부각돼 금리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