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BBK 특검".한 "허위주장 사죄"..격돌 예고
鄭.昌 수도권, 李 호남 유세..공약경쟁

검찰의 `BBK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와 이에 따른 보수 및 개혁 진영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가시화될 이번 주가 17대 대선의 큰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이 BBK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BBK 전 대표 김경준씨의 구속시한인 5일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발표내용에 따라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독주체제의 강화냐 붕괴냐의 중대한 갈림길을 맞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발표에서 이 후보의 연루의혹이 해소될 경우 이 후보는 `대세론'을 굳히면서 대선 승리에 한발짝 다가설 것으로 보이지만, 의혹이 증폭되거나 연루혐의가 밝혀진다면 이 후보의 압도적 우위 구도에 제동이 걸리면서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수사결과는 또 범여권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창조한국당 문국현, 보수진영의 한나라당 이명박-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간 단일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신당은 2일 윤호중 의원 등 소속 의원 34명 공동명의로 3일 오전 중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키로 하는 등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BBK 사건과 관련한 검찰조사가 어제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비롯해 그동안 허위주장을 한 사람들은 국민 앞에 사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선거운동 개시 후 첫 휴일을 맞은 후보들은 정책공약을 제시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유세전을 펼치며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150대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용산과 영등포, 부천, 일산 등을 돌며 엿새째 수도권 유세를 계속했다.

정 후보는 150대 정책공약에서 ▲4년 연임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 ▲부정비리 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 ▲모병제 도입 ▲250만개 일자리 창출 ▲0세에서 5세까지 전면 무상보육.교육 실시 ▲대학수학능력시험 폐지 등을 약속했고 기자간담회에서는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경감을 시사했다.

그는 용산역 유세에서 "신뢰의 가장 큰 적은 거짓말로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정동영이 거짓말쟁이 후보를 이기는 길밖에 없고 한국이 전진기어를 넣고 달리려면 역시 해답은 거짓말, 탈세 안한 정동영 뿐"이라며 "결국은 상식이 승리한다.

홈런 한방으로 역전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광주와 전남 여수, 순천, 목포 등 당의 취약지인 호남을 방문, 지역발전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여수 엑스포 홍보관에서 호남발전비전을 발표, ▲광양.여수.순천의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무안.목포.영암.해남의 환황해권 전진기지 육성 ▲새만금 세계경제자유기지 조성 등을 약속하며 호남권을 `대삼각 광역경제권'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 유세에서 "말 잘해온 정치인을 뽑겠느냐,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겠느냐. 이번에야말로 말이 아닌 일하는 사람을 뽑는데 지지를 부탁한다"면서 "과거 호남은 모든 것을 희생하며 민주화를 선도했지만 산업화에는 뒤떨어졌다.

지난 10년 정권을 잡았지만 정치만 호남 하늘을 덮었지, 경제는 없었다.

진정 발전하려면 호남 하늘에 정치 바람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영등포 쪽방촌을 방문, 거주민들의 고충을 청취한 뒤 '희망교육을 만드는 12가지 약속'이란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경기도 수원, 분당 등지에서 유세를 가졌다.

이 후보는 교육정책 공약 발표에서 "사립 고등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해 특성화된 학교를 많이 만들겠다"며 "정부가 정한 기본적인 요건만 충족하면 자동적으로 특성화 방안을 인가하는 자동인가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 유세에서 "우리나라에 땅을 파는 토목공사로, 개성에 임가공 형식으로 공장을 몇개 지어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생각보다 싱가포르나 핀란드 같은 작지만 강한 국가들이 5-6개 모인 강소국 연방제로 선진강국을 만들겠다"면서 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동시 겨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태평로 삼성 본관 앞에서 종로 삼성생명 빌딩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며 삼성 비자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전북 전주와 완주, 군산, 익산, 정읍 등 당의 `텃밭'을 돌며 한표를 호소했으며,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수락산과 북한산 등산로에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