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해외펀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펀드의 수익률 부진으로 해외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가 주춤하자 새로운 이머징 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과 26일 연속으로 각각 400억원 안팎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의 경우 1조1600억원가량 증가했지만 '봉쥬르차이나펀드'의 재투자분 1조200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각 운용사들은 중국펀드 등 주력 해외 상품의 판매가 부진하자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남미 아세안 등 이머징 대안상품을 일제히 내놓고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CS 피델리티 KB 등 대형 운용사들은 최근 해외의 이머징펀드 매니저들을 잇따라 초청해 포럼과 간담회를 열고 바람잡이에 나섰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아직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중동·아프리카·동유럽 등에 투자하는 'EMEA주식형펀드'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회원국 증시에 투자하는 '아세안주식형펀드' 등 해외펀드 6종류를 최근 선보였다.

피델리티런던법인의 마크 해몬드 매니저는 "러시아 남아공 터키 등 증시는 미국과 상관관계가 0.3∼0.4 수준으로 분산 투자 효과가 높다"며 "인접한 인도 중국 등과 함께 보완관계를 유지하며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개최한 '2008년 이머징마켓 전망' 세미나에서도 신흥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BNY멜론운용의 로제리오 포프 매니저는 "브라질 증시 투자가 유망하다"며 남미펀드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최근 러시아 등 일부 이머징 시장이 대안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으면 중국펀드의 실패사례를 되풀이하기 십상"이라며 "특정상품에 '몰빵'식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