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앞으로 노후 단독주택과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할 때 5~7층 높이의 저층 '도시형 타운하우스' 형태로 짓도록 할 방침이다.

아파트 등을 재개발할 때처럼 고층 아파트로 지을 경우 앞으로 도시 전체의 경관과 쾌적성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일 "그동안 노후 단독주택들이 똑같은 모양의 고층 아파트 일변도로 재개발된 결과,도시미관이 획일화되고 특정계층만 밀집해 거주하는 등 많은 문제가 생겼다"며 "앞으로 단독주택지역 재건축의 경우 지상 5~7층 규모의 저층 공동주택으로 개발토록 방안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 지역 저층단지는 'ㅁ'자 형태로 조성, 단지 내에 중정(中庭·작은 중앙정원)을 배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시정개발연구원 연구결과를 토대로 강·남북의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 5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내년 초에 300가구 규모의 '저층 도시형 타운하우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SH공사가 맡거나 민간 건설업체도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추진 대상지역으로는 서울시가 지정한 242개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 가운데 부지 모양이 바둑판(격자) 형태로 조성돼 사업추진이 쉬운 '2종 7층 일반주거지역'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지역의 양재동·서초동·논현동·삼전동과 강북지역의 망우동·면목동·역촌동·증산동,강서지역의 화곡동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2종 7층 일반주거지역은 서울 주거지역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서울의 센터럴파크로 개발될 용산기지 주변의 한남동 이태원동 후암동 일대,녹지축으로 조성될 종묘에서 남산공원에 이르는 지역,정릉과 성북동 일대 등도 적합한 추진지역"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고층 아파트 대신 도시형 타운하우스로 지을 경우 사업성이 낮아질 것에 대비,용적률을 10~20% 정도 높여주는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고층아파트 재건축 때보다 분양가도 7~10% 정도 낮춰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구상 중인 도시형 타운하우스는 △영국 런던의 '도클랜드 그리니치 페닌슐라' △일본 도쿄의 '마쿠하리 베이타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주택양식인 '블록형 타운하우스'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임희지 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확대되면서 2012년께엔 서울시내 75%가 획일적인 고층아파트 숲으로 탈바꿈될 것"이라며 "단독주택 재건축지역만이라도 획일적인 고층 주거로 변하는 것을 막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