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주가 시작됐다.

대선 판도를 가를 검찰의 BBK 수사 발표와 첫 TV 합동토론회가 이번 주 예고돼 있다.

후보 간 '짝짓기'도 주중 밑그림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이들 세 가지의 향배에 따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굳히기냐,아니면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뒤집기냐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4,5일로 예상되는 검찰의 BBK 중간 수사결과 발표다.

이 후보의 무혐의가 확인될 경우 이 후보의 독주체제가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 압력이 거세져 이회창 후보가 '좌파정권 종식'을 명분으로 후보직을 사퇴할 개연성도 없지않다.


거꾸로 이명박 후보의 개입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 후보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대선구도는 요동칠 수 있다.

당장 한나라당은 대혼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포함해 이 후보 지지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의 목소리로 기울 경우 박 전 대표 측은 이 후보에 등을 돌리고 이회창 후보와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결과가 모호하게 나온다면 현재의 1강 2중 구도가 일단 유지된 채 사활을 건 정치공방이 대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신당 측은 "의혹이 사실상 입증됐다"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고 이에 한나라당은 "정치공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난타전으로 인한 이명박 후보의 타격여하에 따라 대선판도가 변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후보 간 연대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 간 연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측은 이미 연대의 기본 방향에는 합의를 해 놓았으며,대선 이후의 문제를 놓고 절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은 심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며 위원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심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의 연대 여부에 대해 "지금은 (태도를) 결정해야 할 시기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빨리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정몽준 의원의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동영 신당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간 단일화 여부도 이번 주중에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양측은 내부적으로 10일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토론도 각 후보들로선 중대한 승부처다.

주요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는 점에서 국민으로선 후보를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각 후보의 말 한 마디와 몸짓 하나하나가 표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1위 후보에겐 대세굳히기,2·3위 후보에겐 역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BBK 의혹과 위장취업 등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둘러싼 쟁점이 적지않았던 터라 TV토론에 쏠리는 국민의 관심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TV토론은 6일과 11일,16일 세 차례 실시된다.

첫 토론의 기선을 누가 잡느냐가 향후 대선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가 TV토론 준비에 올인하는 이유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