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사태 금산분리 공감대 될 것"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3일 최근 삼성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이번 사태로 금산분리를 엄격히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MBC.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기업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운영의 틀이 개선돼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권 부총리는 "기업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더드는 투명성, 책임성, 재무건전성 등 3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 하락 등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됐다"면서 "다만 회계공시제도, 사외이사 등 책임성.투명성과 관련한 제도적 틀은 개선됐지만 실제 운영이 못쫓아간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제도 개선에 맞게 과거 행동양식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행동양식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그룹은)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행동을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규제와 관련해 권 부총리는 "국내에서는 규제 개혁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출총제와 수도권 규제 두 요인을 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출총제가 대기업이 투자하는데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없으며, 수도권 규제도 상수원 보호를 제외하면 다 허용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 문제라기 보다는 감성적 측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시장과 관련해 권 부총리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화가 약세로 반전됐는데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원화 가치를 강세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확보를 위해 채권을 팔아 원화를 확보하다 보니 채권시장 금리가 올라가는데 이는 종래 투기적 수요로 채권을 샀던 금융기관들이 손절매하는 것"이라며 "이를 받아주는 것은 일종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다만 시장의 출렁거림을 완화해주는 정도의 미세조정(파인 튜닝)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상승과 관련해 권 부총리는 "지금의 고유가는 수요가 촉발하는 것으로, 내년 2.4분기부터는 새로운 유전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나와 유가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기타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우리 전체 수입의 1%가 안되므로 큰 어려움은 없고, 원자재 가격은 최근 조정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단기외채 증가에 대해 권 부총리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70%에 불과하고 특히 외은지점과 본점 간 거래를 제외하면 40%에 불과하다"면서 "성질 면에서도 과거에는 경상수지 적자 보존 차원에서 외채가 유입됐다면 지금은 흑자 상태이고,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올해 우리경제는 5%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소비가 소득 증가에 기초해 호조를 보이는 등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