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주목받는 게 정보기술(IT)이다.

정보화 자체가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도 얻고 있다.

신한은행의 뉴뱅킹시스템은 업계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정보화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2006년 4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통합하며 국내 초우량 은행으로 재탄생했다.

기업 통합과 함께 IT 통합도 절실했다.

기존 메인프레임 시스템으로는 확장이나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따랐고 다양한 금융상품의 신속한 대응 및 시스템 연계도 어려웠다.

신한은행은 2006년 4월 법인 통합 이후 뉴뱅킹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IT통합작업을 진행했다.

참여인력만도 1300여명에 달하고, 수신 여신 외국환 등 계정성 업무뿐만 아니라 관리회계 고객관계관리(CRM) 등 정보성 업무,재해복구시스템 등 은행 비즈니스 전반을 개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기존 메인프레임 체계를 유닉스 기반의 오픈시스템으로 구성했다.

통합작업과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진행하는 '빅뱅방식'이었다.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무궁화호 열차 2대를 정차시키지 않고 KTX 1대로 통합 개조하는 작업에 비유될 만큼 난이도가 복잡했다.

신한은행의 뉴뱅킹시스템 구축은 2004년 11월부터 총 1년11개월간 진행됐다.

이제는 비즈니스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대용량 거래의 안정적인 처리 및 사용자 편리성 등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 8일 정도 소요되던 신상품 개발기간을 평균 2일 이내로 단축했다.

사용자의 단말 조작 오류율도 기존 12% 수준에서 1.7%로 무려 86%나 감소시켰다.

결산시간을 단축시킨 것도 성과다.

과거 최종 결산결과가 나오기까지 12일 정도 소요되던 것을 현재는 해외영업점을 포함해 4일 이내로 단축했다.

또 시스템을 중단 없이 운용할 수 있는 24×365시스템을 구현해 연속적인 고객서비스가 가능해진 것도 장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뉴뱅킹시스템을 통해 업무 생산성 및 효율성이 향상됨에 따라 향후 5년간 220% 이상의 투자효과(ROI)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속성과 정확성이 생명인 보안 분야에서는 에스시큐리티의 '출동차량 이동관제시스템'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이 시스템은 출동대원들이 PDA나 휴대폰으로 관제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한다.

사고 현장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현장 요원들의 신속한 대응을 지원한다.

인력관리가 취약한 중소 보안업체들의 부담을 줄여준 것도 장점이다.

실시간 관제를 통해 관제실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효율적으로 요원들을 관리할 수 있다.

에스시큐리티는 실시간 관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위치기반서비스(LBS) 도입도 추진 중이다.

관제실이 단지 지령을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출동차량 및 요원의 위치와 경로를 파악해 보안 서비스 총괄 기능을 수행하는 모델이다.

에스시큐리티의 이동관제시스템은 애플리케이션서비스임대(ASP) 방식이라 초기 구축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업무 환경에 맞게 최적화할 수도 있다.

에스시큐리티는 이동관제시스템 개발 후 매출도 크게 확대했다.

기존 4개에 불과했던 고객사(중소 보안업체)가 현재는 전국 30개 업체로 늘어났다.

정보화 도입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 사례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